* 映畵短評 141120

 

<역린>

 

많은 사람들의 이 영화에 대한 평가 부정적이었다. 관객의 동원은 ‘현빈’이라는 배우 때문이라고, 정순왕후 역할을 맡은 배우의 연기력 부족하다고. 하지만 나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다. 정순 왕후의 연기도 잘 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정극이 아닌 퓨전 사극에서 악녀의 이미지를 드러내려는 과잉 연기가 오히려 약점이 되었다.

 

<Rio 2>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다. 소수자에 대한 다수의 불편감이 영화 내내 이어져 간다. 그리고 다수의 불편감의 해소가 사실적이지 못하다.

 

<드래곤 길들이기 2>

 

Night fury의 하나인 Toothless는 검은 색에 늘씬한 몸매. 전투 헬리콥터 ‘에어 울프 Air wolf’를 연상시킨다. ‘붉은 악마 Red Devils’라고 부르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어원은 Furies로부터 시작되었다. (신문기사에 읽은 내용.) Furies가 악마로 번역된 것이 100%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보다 적합한 번역은 정령精靈들이나 도깨비다. 특히 장난 끼가 많은 정령.

 

* 영화 극적인 순간에서의 허무함.

 

영화를 영화로 봐야겠지만, 두 영화 모두 내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갈등에 해소에 이르는 줄거리에 있다. <역린>에서는 구선복(송영창 분)이 정조에게 복종하게 되는데, 설득력이 전혀 없다. <겨울 왕국>에서 엘사와 안나의 자매애의 당위성을 표현하는 이야기가 부족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그 이야기가 생략되어 줄거리의 구성력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역린>에서는 구선복이 정조의 반대편에 서 있는데, 갑자기 정조에게 복종하게 된다. 이 영화가 내게 준 감동은 어이없음이다.

 

<리오 2>에서의 결말은 새들이 사람들을 역습하고 승리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아바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드래곤 길들이기 2>에서도 역시 (내가 생각하기에) 허무한 장면이 나온다. 알파의 최면에 걸린 Toothless가 Hiccup의 대화로 최면이 풀린 것이다.

 

내가 제시하는 문제는 핵심적인 갈등이 합리적이거나 사실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엉뚱하게 갈등이 해소될 수는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나고 나서 엉뚱하게 해결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엉뚱한 결말이 비사실적인, 합리적이지 못한 줄거리의 전개를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결말을 생각했다면 복선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리오 2>와 <드래곤 길들이기 2>는 어린이용 만화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어린이 감정으로 몰입이 잘 안 되어서 그런지 비사실적인 것이 어떻게 감동과 연결되는지 모르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4-11-20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역린 얼마 전에 봤는데
현빈 때문에 보긴 했습니다만 전 배우는 그다지 흠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조재현은 정말 섬뜩하게 연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는 한마디로 피의 제전이더군요.
피를 보여 주면 관객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ㅠ

마립간 2014-11-21 07:30   좋아요 0 | URL
조재현의 연기가 멋있기는 한데, 그렇게 강력한 비밀 결사가 있을까하는 의문에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가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저는 피에 대해 무감각했는데, ... 마치 투우를 보면서 흥분하는 것과 같은 이치겠군요.

마립간 2014-11-21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uries가 `정령들`로 번역되는데, 글을 올리고 찾아보니 정령이란 의미로 fury 단수로는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 세 명이 항상 함께 다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