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架日記 141111

 

<총, 균, 쇠>

 

<총, 균, 쇠>라는 책을 처음 소개 받은 날은 2004년 1월 3일이다. 나는 알라딘에 ‘신석기 혁명, 농경사회로 전환’이란 글을 2004년 1월 2일에 올렸고, 나의 글을 읽은 puzzlist 님이 네게 <총, 균, 쇠>를 읽어 보았냐고 댓글을 남김으로써 알게 되었다.

* 신석기 혁명, 농경사회로 전환

http://blog.aladin.co.kr/maripkahn/7281

 

나는 그때 <총 균 쇠>를 읽지 않은 상태였고, 얼마 후 이 책을 구입했지만 완독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지루했다. 이후 <총 균 쇠>가 명저이고 글쓴이 재레드 다이아몬드 역시 유명한 사람이지만, 처음 읽을 때의 지루함 때문에 다시 읽어야 할 동인動因을 갖지 못했다.

 

그러던 중 yamoo 님의 서재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방문해 보시면 알겠지만 yamoo 님의 주장이 아니라 yamoo 님 지인의 주장이다.)

* ‘병신같은 논증을 보여주고 있다’는 <총, 균, 쇠>

http://blog.aladin.co.kr/704638105/7189936

 

대충 글을 읽었지만, 내가 <총, 균, 쇠>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평가하기 힘들었다. 우선

 

“문명이 지금 같은 모습인 이유는 환경도 주요 요인 중의 하나였다.” ;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문명이 지금 같은 모습인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이유는 환경 때문이다.” 라는 주장은 아주 이상하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바로 후자의 주장을 하고 있다. ;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말에 평가는 곤란했다. 과연 그런 주장을 펼치고 있을까?

 

다 읽은 후에 독후감을 쓰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한다. 이 책을 읽은 후 기존 생각에 새로운 생각의 추가가 내 생각의 변경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미시세계사에 대한 책으로 <대구>가 있다. 부제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로 되어 있다. 여러분은 명태의 사촌 대구가 세계 역사를 바꿨다는 것에 동의를 하는가? 얼마 전 ‘축구’에 관한 미시세계사 책이 발간되었는데, 나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아마 축구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 분명이 들어있을 것이고 추정한다.

 

카오스이론에 의하면 나비의 날개 짓이 태풍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나비를 통해 태풍을 만들 수 없다. 비선형적 변화에서는 다양한 원인이 다양한 과정을 거쳐 같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한 원인이 다양한 과정을 거쳐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어떤 원인/이유가 다른 맥락에서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본 사건에서 원인/이유가 아닌 것은 아니다. A지역의 문명이 a에 의해 형성되었지만, B지역에서는 a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A와 B를 합쳐 놓고 보면, 전체적으로 A의 비중이 크므로 a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행복한 일이 있어 웃지만, 웃기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다. 이런 패러디는 너무 많다. 공부를 평가하는 것이 시험이지만,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한다. 자연과 환경은 문화-(환경)-유전 공진화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환경은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문화는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성은 본성 및 양육, 양쪽 모두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어느 학자가 본성의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일란성 쌍생아 연구를 하였다. 이 논문이 (양육을 무시하였기 때문에 그리고) 본성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쓰레기가 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한쪽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을 뿐이다. 이 논문이 쓰레기가 되는 것은 인간성이 전적으로 양육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이다.

 

이미 진화론에서 자연환경의 진화 압력보다는 문화의 진화 압력이 훨씬 강하다는 밝혀졌다. 그래서 문화의 진화 압력은 자연 진화 압력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이뤄진다.

 

내가 읽은 과학지식과 다른 것도 있다. (아마 이 책이 틀린 듯하다. 왜냐하면, 이 책이 더 오래 되었기 때문에.)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호모 사피엔스 유전자와 어느 정도 섞여 있다. 북유럽의 체구가 큰 사람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섞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동양인 남자가 이 지역의 화장실에 들어가면 당황한다고 한다.) 앞부분을 읽고 있었는데, 몇 군데에서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것도 보인다. 독후감(독서일기)에서 정리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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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4-11-1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화의 집화 압력, 이란 말이 있군요. 어떤 개념인지 궁금해지네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보면서, 언젠가 호모 사피엔스도 저 길을 걷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 마립간님은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만... ^^

마립간 2014-11-14 08:10   좋아요 0 | URL
문화의 진화압력 ; 내용상으로 여러 책에 있지만, 명시적인 `문화의 진화압력`이라는 말은 제가 먼저 시작한 것인지, 제가 어디서 본 것인지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강아지에 페키니즈라는 것이 있는데, 자연상태에서 이런 것 종이 분화하려면 수천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의 토이견이라는 선호에 선택적으로 사육을 하면 수백년 이내에 진화를 얻게 됩니다. 과학자들에 의해 선택적 교배를 하면 몇 세대 이내에 진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실독증도 마찬가지죠. 문자가 없을 때 진화와 무관하던 실독증이 문명 사회에가 되면서 실독증에 대한 퇴출압력을 받는데, 자연환경의 무작위 압력보다 훨씬 큰 압력을 받게 됩니다. 마른 몸매의 여성 체형도 한 예가 되겠군요.

호모 사피엔스 ; 호모 사피엔스의 아주 먼 미래는 멸종이고, 중장기적으로 블랜 스완같은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생존만 높고 본다면 중장기의 생존의 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 폭력입니다. 배려심이 없고, 책임감이 없는 종種이 온순, 배려심이 있는 평화 지향적 종을 멸종시켰죠. 저는 배려심이 없고 책임감없는 호전적인 성향이 진화론적으로 생존확률을 높이는 환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총, 균, 쇠 독후감에 쓰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