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40703

 

지금 <바른마음>과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를 읽고, 있는데, 두 책 모두 두껍고, 빠르게 읽을 수가 없다. 한 문장을 읽고 또는 한 페이지를 읽고 한 동안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두 책 모두 별점 5개가 아깝지 않지만, 나의 기준을 적용해 4개 반을 준다.) 중간 정도 읽은 상태에서 독후감의 분량이 많아 완독 전 먼저 독후감을 쓴다. (이것이 독후감 맞나?)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1~4부 서평 별점 ; ★★★★☆

 

나중에 천천히 읽으려 했던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집어 들게 된 것은 독후감에 호평 사이사이에 비판적인 독후감을 보았기 때문이다. 어떤 점이 이런 다른 평가를 갖게 하는가 궁금했다. 그러나 읽으면서 그런 의문이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이 좋은 평가를 한 책을 내가 나쁘게 평가한 책이 한 둘이던가. (그 반대의 경우도 흔하고.) 결국 책과 독자의 궁합에 의해 평가가 결정될 것이다.

 

책의 앞 어느 부분을 읽을 때, 정말 키득 웃었다. 그리고 어느 부분을 읽을 때는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어느 책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하나 과학(물리?) 책 소개에 관한 글이었다. 글쓴이는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스스로 어렵다고 생각되는 내용의 직접적 설명을 생략하고 책을 썼다. 아마 비유나 인문학적 설명으로 대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이 책은 가장 어려운 과학 책이 되었다.

 

한 마디로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이 책은 (어느 정도의 과학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재미있고, 유익하나 가독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대중적인 책이며, 대중적인 책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굴드’라는 학자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굴드의 책을 읽은 것은 얼마 전 <풀하우스>를 읽은 것이 전부다. 그러나 굴드의 책을 이미 읽은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많은 책에서 ‘굴드’라는 이름과 그의 이론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이 많은 책에는 진화론에 자연과학 책만이 아니라 인문학 책도 있다.

 

극단적인 플라톤-노자주의자가 창조론을 주장한다면, (물론 이에 비할 수 없지만) 굴드가 보기에 유용성에 의한 목적적 진화는 무작위적 변이의 결과를 주장하는 진화에 비해 플라톤-노자주의적이다. 책에서 보이는 학계에서 주류는 도킨스나 핑거, 윌슨을 포함한 목적적 진화론이었던 것 같다. (과거형이다. 지금은 누구에게 주도권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 기간 소수였던 굴드는 학문 외적인 이유로 피곤했을 것이리라는 추측을 해 본다.

 

굴드가 내게 매력적인 이유는 진화론 자체가 (계속 이야기해서 지겨우시겠지만)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 관점이지만, 굴드의 주장이 주는 느낌은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와 디오게네스-양주주의의 중간이다.

 

질문 ; 뼈는 왜 하얀 색인가?

 

이 질문에 많은 사람은 뼈의 칼슘 성분 때문에 하얗다고 대답할 것이다. 뼈에 칼슘이 포함된 이유는 뼈는 내구성이 필요하고 칼슘이 이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질문’에 대해 이상한 것,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는가? 굴드적 관점에서는 질문이 잘못되었다.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전제하에 당신은 그것을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 순종 http://blog.aladin.co.kr/maripkahn/7044939

우선 용어의 설명부터 해야겠다. 원인과 이유 ; 이 두 개의 용어는 같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르게 사용하기도 한다. 다르게 사용될 때 ‘원인’은 동인動因적 면에서 볼 때 사용되고 ‘이유’는 결과적 면에서 볼 때 사용된다. 가끔 F=ma 식에서 왜 F는 ma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 식은 물체 운동을 수학적으로 기술한 a=F/m에서 귀결된 것이다. 귀결된 결과에 대해서는 ‘왜’라는 원인에 대한 질문이 성립되지 않는다. ‘어떻게’라는 이유의 질문이 가능하다.

 

굴드는 뼈가 칼슘 성분이 있어야하는 원인인 내구성이 필요하지만 굳이 흰색일 필요없다는 것이다. 검은 뼈, 붉은 뼈, 파란 뼈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 질문은 ‘뼈는 어떻게 하얀 색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칼슘 성분 때문에’라는 답이 가능하지만, 왜 (검은 색이 아니고) 하얀 색인가는 잘못된 질문이다. (잘못된 질문이라기보다 답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굴드에게 묻고 싶다. 생물학적(과학적) 이유에서 뼈로 가능한 성분이 오직 칼슘이고 이와 같은 이유로 뼈의 내구성, 칼슘, 흰색이 필요충분조건을 갖춘다면 ‘뼈는 왜 하얀 색인가?’라는 질문에 의미를 둘 수 있지 않을까?

 

무작위라는 (디오게네스-양주주의적) 굴드의 견해에 나는 “그럼 모든 진화는 무작위적이며 우연으로서 이유는 있으나 원인은 전혀 없단 말입니까? 정말 그래요?”라고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적인 견해로) 되묻는다.

 

어떤 진화는 무작위적인 것의 결과인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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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7-0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자 관심사가 다르다는 게 좋습니다. 님의 서재에 오면 내가 몰랐던 뭔가를 배워가게 되거든요. ^^

마립간 2014-07-07 07:4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pek0501님께로 부터, 그리고 다른 알라디너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