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架日記 140128

- 새해 결심 세 번째 도서 ; <맹자>

 

* 어째든 2월 중에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의 책장을 모두 넘겼다. 줄거리가 기억나는 것도 아니고 등장 인물의 특징이 남은 것도 아니고, 몽환적인 이미지만 머리 속에 남았다.

 

* 어찌 어찌하여 사서四書라고 불리는 책 중, 3권을 읽었다. <논어>는 삼중당 출판의 문고판으로 읽었는데, 읽기 전에 예상은 도덕 교과서와 같은 이야기만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고, 조금 놀랐던 기억이 난다.

 <중용>은 내가 무척 아끼는 책인데, 완독은 한번 하였지만, 중간 중간 들춰보는 책이다. <대학>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책이다.

 

그 중간 어딘가에서 <맹자>를 읽으려 했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 그만 두었다. 지나치게 도덕주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당시 당위sollen법칙이 아니라 존재sein의 법칙이 궁금했었다. (관심이 sein에 쏠려 있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

 

* 의義와 이利가 일치한다면 고민이 없다. 의를 위해서 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문제다. 일제 식민지 시절, 우리나라 독립이 의라면 친일을 통해 이를 얻을 수 있다. 의를 위해 이를 포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계 위협과 같은) 생존에 위협을 받는 경우이다. 적당히 일제 식민지에 대한 독립 운동을 하면서 또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적당한 친일이 가능하나?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p135 변절한 사람은 루시오 뿐만 아니었다. 살아남으려면 체제에 맹목적으로 순응해야만 했다. 단순히 지난날의 이상을 버리면 되는 게 아니라 열렬한 신봉자가 되야만 한다는 것이다. “라몬 씨, ...”

 

* ‘나쁜 것은 너인데, 아픈 것은 나이다.’

 

현재 사회에서 위의 명제가 강력하고 견고하다면, 맹자의 도덕주의로 위 모순을 깰 수 있을까? 위 명제에서 도덕적 관점을 뺀다면 경제학 용어 ‘외부 경제 효과’, ‘외부 불경제 효과’에 비유된다. 최소한 나의 관점으로는 외부 효과를 완벽하게 조율할 수 없다.

 

* 맹자는 공자보다 대중에게 덜 회자된다. 이런 대중성이 공자보다 못한 것은 맹자는 ‘역성혁명’을 지지했다는 것이 연관되어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지나친 도덕주의 때문일까?

 

* 마립간의 철학적 관점을 설명하는 단어들 http://blog.aladin.co.kr/maripkahn/3459932

* 사필귀정 http://blog.aladin.co.kr/maripkahn/494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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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3-0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를 위해서 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문제다. 일제 식민지 시절, ~'
- 이에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상황이라면 의만 추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어느 책에서 보니까 자존감이 높아야 끝까지 비굴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면 비굴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요.

논어, 장자, 도덕경을 열심히 읽었던 생각이 나네요. 누가 제일 옳은지 알겠다는 일념이 있었죠.
그런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장자와 노자의 글을 좋아합니다만... ^^

마립간 2014-03-03 07:44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역사에서 일제 식민지 시절이 없었다면, 저의 철학적 고민은 훨씬 이성적인 것이에 한정되었을 것 같습니다. 일제 덕분에 고민의 예도 풍부하고 실감을 느끼죠. 우리 민족에게는 불행이지만.

저는 독서 시작도 늦기도 했지만, 시작을 서양 철학으로 했습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게네스. 디오게네스의 책은 없기 때문에 그와 비슷할 것이라고 여겨진 노장사상 때문에, 노자, 장자 책을 읽었는데, 이것이 플라톤-노자, 아리스토텔레스-장자, 디오게네스-양주 프레임을 형성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모험'이라는 강신주 책의 서평에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와 '아는 것이 병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등의 모순적인 속담에서 속담이 어떤 것을 설명하지,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철학도 결과적 측면이 아니고 원인적 측면에서 어쩌면 누가 제일 옳은지 알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철학에 대한 흥미가 반감되었고 논어나 맹자를 포함한 다른 철학서는 등한시하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