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育兒日記 140106

- 엄마 없이 보낸 5일

 

지난 12월 25일부터 4박 5일간 안해 없이 아이와 함께 있었다. 오래전부터 예정된 안해의 여행이라서 아이에게는 여러 번 상황을 알려주었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여행을 안 가면 안 되냐, 자기도 함께 가면 안 되냐 같이 가자고 졸랐다.

 

막상 엄마가 없자 아이는 생각보다 의연했다. 내가 반찬을 준비하는 동안 아이는 쌀을 씻고, (물은 내가 맞춘 후) 아이가 밥솥의 스위치를 눌렀다. 설거지도 함께 했다. 양치질도 일찍 하고 잠자리도 일찍 들었다. 나무랄 때 없는 모범생이 되었다. 나는 소년소녀 가장을 떠올렸다. TV에서 본 소년소녀 가장들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른스럽게 보였다.

 

엄마가 돌아온 후 아이는 원래의 아이 모습으로 돌아갔다.

 

궁금증 ; 아이 때 아이의 모습으로 지낸 것과 어른스럽게 지낸 것, 이 두 가지가 자신에 있어서 (과정 말고 결과로서) 인생의 어떤 차이를 남길까? 차이가 없나?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14-01-07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정자의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에 대한 평 속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이렇게 어린 시절은 어른이 되기 위해 '지나가는' 기간이 아니라 기억을 '축적하는' 기간이다. 어른이 되어가며 부딪힐 수밖에 없는 여러 삶의 위기를 만났을 때, 그 위기와는 아무 상관없는 유년기 기억일지라도 그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유년기 특징 중의 하나는 아무 걱정 없이 '놀기 위해 논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어린이일지라도, 잠시의 여유가 주어지면 아주 짧은 순간일지라도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놀 수 있다. 마치 내일이라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하지만 어른은 결코 어린이처럼 놀지 못한다. 어른들의 놀이는 그저 삶의 무게를 잠시라도 잊기 위한 도피일 뿐이다. 놀기 위해 노는 것이 아니라 어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혹은 내일 닥쳐올 걱정거리들을 잠시 잊기 위해 '노는 척'할 뿐이다. (130쪽)

http://blog.aladin.co.kr/hnine/6801066


카스피 2014-01-0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립간님판 아빠 어디가를 하셨네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마립간님 서재의 달인 등극 축하드리면 새해 복많이 받으셔용^O^

마립간 2014-01-08 07:36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축하 감사합니다. 카스피 님도 건강하시고 새해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