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21014
* 초등학교 친구
가끔 떠오르는 친구인데, 아이의 교육을 생각하다보니 그 친구 생각이 또 떠오릅니다.
그 친구는 (휘경) 초등학교 4학년 때, 한 반이었던 친구입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조영석입니다. (30년도 넘은 일이라 이름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 그때 국가에서 물자절약을 한다고 졸업앨범을 만들지 않았다. 국가가 내 추억을 도둑질 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유치원을 다녔다는 것이 아주 예외적인 것과 같이, 과외를 받는다는 것 역시 예외적이었습니다. 다들 고만고만하게 공부하였고, 하지만 역시 성적 우수 학생들의 그룹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성적은 특출 났습니다. 보통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성적이 (100점 만점에) 92~94점인 반면 그 친구는 96~98점 정도였습니다. 정규분포의 연속선상에서 떨어진 점수였습니다.
그 친구와 하굣길에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에게 너는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 하냐( 질문의 의미는 왜 정규분포의 연속선상에서 떨어질 정도로 성적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그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오죽하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가 기억하고 있겠습니까.)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작년 (3학년)에는 나는 너보다도 공부를 훨씬 못했어. 중간보다 조금 더 잘했지. 올해 (4학년이) 되니 공부를 해야겠다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나도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몰라.”
이런 친구가 2명 정도 더 떠오릅니다. 또 다른 한 친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인데, 분명히 초등학교 때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이었는데 중학교 성적은 전교 등수를 헤아릴 정도로 성적이 좋았습니다. (그 친구는 친하지 않아 이름도 모르고 얼굴만 알고 지냈는데,) 그를 아는 친구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가 중학교 입학하더니 갑자기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역시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얼굴만 아는)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이고 졸업 후 2년 후에 버스 정류장에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체격도 왜소한데 일명 날나리( 깡패같은 아이)들과 어울려 다녔습니다. (외모를 상상해 보십시오.) 공부와는 담을 쌓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졸업 후에 만난 그 아이의 모습은 모범생 그 자체였습니다. 이 친구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대학에 입학을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모범생의 모습을 하더니 재수하는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SJ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개인적 경험들은 ‘공부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다’라는 가치관을 갖게 되었죠.
초등학교 친구 조영석은 제가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 후 몇 번 검색을 해 봤습니다. 공부를 잘했으니, 정치, 법조계, 의료계, 대학 교수나 과학을 연구하는 계통 등에 종사하게 된다면 검색에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까지 못 찾았습니다. - 이민을 갔을까?) 만나서 할 말도 없습니다. 그냥 소식이 궁금합니다. 11세에 입지立志를 하였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