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
- 오랜 만에 만난 시 

동화(童話)
                                                           글로리아 밴더빌트(1924~ )

옛날 한 아이는
날이면 날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기를
바라면서 살았답니다

Fairy Tale
                                                
Gloria Vanderbilt

There once was a child
living every 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사춘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라 스스로 생각했지만,) 우울한 감정이 항상 보편적으로 깔려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부르고 듣는 장욱조씨가 부른 ‘고목나무’가 꼭 저를 표현하는 것 같았을 때입니다. 그 당시 (그리고 그 때는) 학생들이 표지를 보고 연습장을 고르기도 하였습니다. 연예인 사진 (예를 들어 소피 마르소의 사진),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와 같은 시와 같은 것이 표지로 유행할 때입니다.

 
그 때 무심코 고른 연습장에 시와 그림이 있었는데, 그림은 파스텔 톤으로 한 아이가 낡은 청바지를 입고 서 있는 뒷 모습이었는데, 느낌이 파괴된 건물이나 포탄은 보이지 않지만 (오히려 자연 경관을 보여 주었지만) 마치 전쟁 중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염세, 허무, 무기력, 패배주의, 희망이 없음, 등.

 
시는

 
한 아이가 살았습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스크랩을 해서 꽤 오랫동안 간직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잃어버렸고, 원래 시를 찾고자 노력했었는데, 여직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표지에는 제목과 시인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있었다면) 제목과 시인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바람구두님의 이사간 집(http://windshoes.khan.kr/633#comment9859493)에 방문하였다가 ‘동화’ 시를 만났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보았던 시와 분명히 연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느낌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명랑하고 진취적, 희망적인 것으로 느껴집니다. ‘오늘을 발판삼아 내일을 개선하고 성취하리라.’ ; 어째든 옛날에 만난 시?를 다시 보니 반가웠습니다.

cf 그 당시의 우울증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사춘기에 발생하는 일시적 호르몬의 영향 보다 사춘기에 발현한 우울 유전자가 원인 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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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6-27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시 생각납니다.
마립간님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뒷 부분은 그렇지 않았군요... 희망적 진취적이었다구요.
바람구두님의 블러그를 방문하여 이 시의 전체를 읽어봐야할지 잠시 망설여지네요. ^^

마립간 2011-06-27 13:22   좋아요 0 | URL
바람구두님의 글에는 '동화의 주인공처럼 고난을 겪었으며'라는 글이 있습니다. 제 느낌이 작가의 의도 또는 느낌과 틀렸을(?) 것 입니다. 저는 시에서 직접 받은 느낌을 이야기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