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로서 정말 부담스러운 환자들의 생각

 * 환자들은 환자를 부모나 형제같이 이해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환자나 보호자들은 의사나 간호사를 아들이나 딸 같이 여기는가요. 부모로서 큰 아들이 둘째 아들을 치료하다 사망하면, 큰 아들에게 의료소송을 하겠는가.

 # 의료는 해롭지 않다.

 * 의료는 확률게임입니다. 이익(benefit)과 위험(risk)을 비교해서 어느 것이 더 이익인가를 비교해서 이익이 보다 많을 경우 의료행위를 시행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병증이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고 자신에게 발생하면, 합병증 발생 확률이 얼마이건 간에 자신에게는 100%와 같은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 말 중에 ‘환자를 내버려두어 나쁘게 되더라도 의사가 행한 행위가 환자에게 더 나쁘게 될 수 있다면 그 행위를 행하지 마라.’라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 돈 낸 만큼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 돈 낸 만큼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은 옳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 서비스의 수준이 어디까지인가가 문제입니다. 환자 보호자가 자신의 일을 마치고 밤 10시 11시에 와서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를 설명해 달라고 하며, 돈을 냈기 때문에 당연한 권리로 생각합니다.(일부이지만)

 cf ; 경우에 따라서는 허준과도 같은 무한한 도덕성을 원하기도 합니다. (갑자기 노신(魯迅)의 단편 소설 중 학교 선생님에 관한 소설이 떠오른데 소설제목을 모르겠네요. -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치료를 받으면 호전되어야 한다.

 * S 병원에서 K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국내에서는 간질환에 관해 최고이셨지요. 간암 환자가 사망 직전에 그 교수님에게 한탄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답니다. ‘선생님이 시킨 대로 모두 다 했는데, 왜 좋아지지 않은 거죠.’

 # 결과가 나쁘면 의사가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다.

 * 아마도 통계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사망하지 않나요. 어떤 이가 이런 주장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병원에서 사망을 한다. 병원을 없애야 된다. 병원에서 사람을 죽이고 있다.’ - 우습죠. 그러나 환자나 보호자(사망의 경우에는 환자가 주장할 수 없으니까.)가 주장이 논리적으로 위와 똑같이 적용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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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3-12-14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가 치료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환자및 보호자의 반응에 무척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가끔 이과 관계 없이 극단적으로 insight 없는 환자나 보호자들도 있지요. 저도 몇번 겪은 바 있습니다.

의사들, 의협에서는 '의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합니다. 저도 이점에 대해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원인과 그에 대한 대처방향으로 보자면, 의협과 의협 게시판의 여론을 형성하는 선생님들의 글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얼마전, 김재정 의협회장님께서 대전 의사회 모임에 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날 회원들과의 대화 시간에 오간 이야기는 그저 수가 문제, 의약분업 문제가 전부였습니다. 의협의 가장 주된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회장님은 '첫째 수가, 둘째 의약분업 철폐, 셋째 정치적 역량 강화'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정당한 말이고, 일리 있는 말입니다. (단, 전 의약분업 찬성입니다. 인의협 회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병원 원장으로서요. 이에 대해 궁금하시면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안타까운 것은, 왜 일반 의사들 뿐 아니라 의협의 수장이라는 분들까지도
좀더 넓은 시야로 보지 못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의사가 사회적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의사의 정치적 역량을 강화하려면, 먼저 의협과 의사들이 이권단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의사들이 '전문가 단체'로서, 의료의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제시하고, 잘못된 의료 관행이나 보도, 법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 사회의 모든 계층에게 안정적인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먼저 제시한다면 - 의사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라, 이 사회 전체에 바람직한 제도를 말입니다 - , 그래서 사회에서 의사나 의협의 의견이면 믿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수가나 정책적인 결정권에 대한 문제는 훨씬 수월하게 설득할 수 있을겁니다.
요즘 같아서야 어디 의사가 국회의원 출마해서 당선이나 될 수 있겠습니까?

최근 약사회에서 직선으로 새 회장을 선출했는데, 비교적 진보적이고, logic하고 설득에 능한 분이 회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투표율도 높았다는데, 직선제로 이런 회장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과연 사회적으로 어느 목소리가 설득력이 있을지?


선생님의 글은 갈무리 해두었습니다.
외출해야 할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비로그인 2004-01-0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삶이 각기 다르고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마립간님의 "...부담스러운.."을 읽지 않더라도 의사가 만능의 신이 아닌데...할아버님은 의사였는데, 늘상 의사는 단지 보조자일뿐이라고 하셨습니다. (내과라서 그러셨는지는 모르지만요..), 마찬가지로 법이란 만인의 평등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법학을 전공하신 아버님은 늘상 "만인의 평등으로 위장한 가장 불평등"을 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가치판단의 기준은 다른 사람이 할 수 있을지언정....의사면 의사로서, 법관이면 법관으로서, 군인이면 군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수행함에 있어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메달려야 한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 말하겠지...라는 잘못된 사고가 얼마나 많은 일들을 그르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면...우리에게 소신이 무엇인지(물론, 소신은 소외당할수 있는 위험이 무척 크다는것은 잘 압니다)....자신의 일을 완수했을 때 어떤 고통을 겪었더라도 뿌듯하다는것을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