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과학 - 우주, 나이

 과학을 좋아하는 저는 어렸을 때 서양의 과학, 합리적 사고방식에 대해 동양은 왜 이렇게 비합리적이고 논리적이지 못할까 하고 생각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산업혁명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동양적 사고의 과학성이 서양보다 뛰어난 것도 있습니다.

그 중 두가지만......


 우주宇宙는 영어로 universe, cosmos, space로 번역되지만 이는 모두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집 宇, 집 宙로 번역되는 각각을 분석해 보면, 우宇는 회남자淮南子에서에서 한漢나라의 고유高誘가 상하사방의 공간을 宇라고 하고 지나간 과거에서 다가올 미래까지의 시간을 宙라고 주석하였습니다. 즉 쉬운 말로 하면 우주는 시공간입니다.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이 나온 이후에 시공간의 개념이 있던 서양에 비하면 얼마나 놀라운 과학적 사고였나요. 세계世界라는 단어 또한 세世가 시간은 界가 공간을 나타내는 말로 위의 해석은 고유의 개인의 해석이 아니라 동양의 가치관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남이 나이를 물으면 만나이로 대답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우리나이를 세는 법이 마치 수학에서 말하는 0의 개념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라서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 배속에서 일년 가까이 살다가 세상에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더 없이 존중하겠노라.’ (히포크라테스 선서 Oath of Hippocrates 중에서)를 돌이켜 본다면 태어나자마자 한 살로 세는 것이 더욱 과학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입견만 버린다면 동양의 과학 및 합리성은 허상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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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4-0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 얘기가 나와서 괜히 제 얘기인 것 같았다는...^^;

갈대 2004-04-0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도올이 자주 이야기하는 최한기의 기이론도 공부해보고 싶더군요.

가을산 2004-04-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언젠가 성철 스님의 글 중에 "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E=mc2라는 상대성 원리가 바로 그거다. 그러니 불교가 얼마나 과학적이냐!' 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불교가 기독교보다는 - 최소한 있는 그대로를 보고자 한다는 면에서 - 합리적이라 생각하지만, 결과만을 놓고 '우리가 이걸 예견했었으니 우리가 맞았다'고 하는 건 좀 어색한 것 같았습니다.

단, 르네상스 이전까지 동양의 과학이 서양보다 앞섰었다는 것은 이런 주장들과는 별개로 저도 인정합니다.

마립간 2004-04-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의 뜻하는 것을 알겠습니다. 저도 과학의 매력이 탐구분야보다도 과학적 접근(인식론, scientific method)에 있습니다.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이란 용어도 이런 뜻을 생겼고요. 근대 자연 과학에서는 기계론적 세계관과 분석적 방법(환원론)이 주류였지만, 이후 종합적 사고 방식과 상호관계가 중요시되었고 이것 또한 과학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근거없는 결과가 우연히 맞은 것은 과학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 바탕에 경험과 철학적 사고는 가치를 두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간, 생명, 우주 이런 것들이 과학 분야에 있지 않고 철학 분야에 있었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