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과 권력 - 달력을 둘러싼 과학과 권력의 이중주
이정모 지음 / 부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부터 오랫동안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음력에 나오는 윤달이 그 중 하나였습니다. 부모님에게 여쭈어 봐도 잘 모르겠다고 하시고, 백과사전을 찾아보아도 이해할 만큼 정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양력보다는 음력이 계절과 잘 맞아.’라고 하셨던 말씀도 정확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해는 추석이 일찍 찾아와 과일이 비싸는 해가 있었습니다.(올해도 추석이 일찍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음력이 계절과 잘 맞는다는 말씀을 하셨을까. (이 책을 읽은 후 24절기는 양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단기'대신에 '서기'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이런한 사소한 질문들의 해답을 줄만한 책 제목 '달력과 권력'을 보자마자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러나 역학(曆學)의 매력은 위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역학의 위치가 과학과 정치의 접점에 있다는 것입니다. 역학은 천문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농사를 지어야 하는 과학 지식이 바탕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역학을 지배하는 사람은 막강한 권력이 있는 사람이(예를 들면 천자, 왕 등) 천문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을 고용해야 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의 말미에 경제적, 과학적 관점에서 달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했지만 별로 실효성이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적(여기에서의 정치적이란 것은 종교적인 것을 포함합니다.) 이유 때문이지요. 달력이 바뀌어 내 생일이 없어진다면, 국경일이 바뀐다면, 종교적 축제일이 바뀌면다면... 어마어마한 저항에 부딪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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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5-24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대상을 찾다가 마립간님을 발견하고 반갑게 땡스 투 합니다. 세권 주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