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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합창단 - 세상을 바꾸는 불만쟁이들의 유쾌한 반란
김이혜연, 곽현지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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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향(철학)보다 동력(열정)에 관한 이야기

 이런 불만을 어떨까요?

 의사, 변호사 ; 예전에 의사 (변호사) 짓 10년이면 빌딩 짓고 잘 놀면서 먹고 지낼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 해 불만입니다.
 기업 사장 ; 예전에는 주는 대로 월급 받았고, 돈 더 주지 않아도 잔업도 시키고 그랬는데, 그렇지 못 해 불만입니다.

 꼭 가진 자만의 불만일까?

 달동네에 사는 갑순이 아줌마, 성실하게 일해서 좀 더 살기 좋은 동네로 이사하려고 20년간 저축을 했지만 돈이 조금 모자랍니다. 마침 재개발을 통해 집을 팔고 이사하려 하는데, 세입자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이번 재개발에는 외부인들이 투기를 목적으로 사들인 집은 없습니다. 그저 무너져가는 집이지만 내 집이거니 하고 살던 사람들이죠. “세입자를 내 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눌러 앉자 살수도 없고 불만입니다.”

<불만합창곡>의 어디를 봐도 위와 같은 불만은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불만이라고요.

p98 비판금지 ; ‘무슨 이런 불반이 다 있어’ ‘이것도 불만이라고 적었느냐’ ‘네 불만은 왜 이래’ ‘이건 너무 사소한 것 아냐’라고 하지 말 것. 불만합창은 모든 불만에 열려 있으니까.

 그런데 왜 의사, 사장, 재개발 주인의 불만은 이 책에 보이지 않을까요?

 누군가 ‘인생의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의 방향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불만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플라톤적인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책입니다. - 어디서 본 것 같은 문장이지요. 제가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의 서평에서 언급한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출판사도 ‘시대의 창’으로 같습니다.)

 불만의 표현이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정신과 영역에서 ‘ventilation’이라고 하여 문제를 직시함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거나 아니면 그 자체로 문제 해결이 되기도 합니다. <치유하는 글쓰기>라는 책이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책의 경우 사회적 문제, 그로 인해 공통적인 문제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 효용성에 관하여 의구심이 듭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었나요,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지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듬어 주는 손길, 노력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생을 방향을 옳게 정했다고 해서 전혀 움직임이 없다면 방향을 찾는 것도 의미가 없겠지요.

 제가 불만의 엄밀성을 추구하는 것은 위의 예화 달동네 갑순이 아줌마와 같은 불만 때문입니다.

 <유쾌한 경제학>
p35 문제는 어쩔 수 없이 구직을 포기한 사람과 일하기 싫어서 노는 사람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단편적이 예가 되겠지만 고등학생의 이동통신의 요금의 경우 본인이 꼭 필요할 때 전화할 것을 예상하여 어느 정도 통화를 자제하고 여유 통화시간을 남겨 놓아야지, 그것이 통신 회사를 비난할 것인가요?

 총평으로, 방향은 (바람구두님의 표현을 빌자면) 공감하고 있고, 어렵고 올바른 일을 위해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의 행동이라는 것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책의 기획을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p 134, 135 화보 ; 교회 부흥회 사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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