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독자 퀴즈 이벤트(2) 결과 발표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제목처럼 역사는

- 광기와 우연의 역사다.

 슈테판 츠바이크를 알게 된 것은 알라딘에서입니다. 어느 알라디너가 <발자크 평전> 글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누구였지?) 한참 후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를 읽고 ‘아 이래서 재미가 있다고 하는 구나’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찾아보니 알라딘 품절 상태였습니다. 보관함에서 한 동안 잠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파란여우’님 이벤트에 당첨되고 이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파란여우님, 선물 감사합니다.) 그런데 책에 대해 사전事前 정보가 없었던 터라 책의 두께가 얇은 것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여러 가지 사건을 밀도 있게 표현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적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낌은 분명해지기 시작했는데,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가 100호號 정도의 풍경화라면 <광기와 우연의 역사>는 10호 정도의 풍경화 몇 편을 묶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동로마 제국의 최후’와 ‘워털루의 세계 시간’을 읽으면서 역사서라는 인상이 강했다면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의 부활’을 읽으면서 ‘광기인가? 우연인가? 역사인가?’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역사가 정치, 경제, 전쟁뿐만 아니라 문화도 역사이지요. 그러나 ‘메시아’가 인류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었나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음악이 인간의 역사의 한 조각이라면 과학도 있나 생각했는데, ‘대서양 해저 케이블 설치’나 ‘스콧의 남극점 정복’ 정도가 해당합니다. (하지만 과학에서 조금 더 드라마틱한 사건이 많았는데.)

 이 두 사건 모두 ‘광기’와 유사한 집착을 보여주는데, 역사가 승자의 기록임을 전제할 때, 실패한 수많은 어리석은 시도는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묻습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왜 안 죽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안 죽지만, 실제 삶에서는 안 죽는 사람이 주인공이 돼.’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의 서평에서 이야기했지만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더하여 어쩌면 당시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을 사실적으로 생동감 있게 묘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 오른 다른 하나의 책이 있는데, 서평단 도서로 받은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입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 비슷한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재미있는 글쓰기와 하나는 무미건조한 글쓰기였습니다.

cf 우연은 진짜로 존재하는가?
새로 정리된 문제들 4번 (http://blog.aladin.co.kr/maripkahn/3287045)
(파란여우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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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파벨 2010-01-12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때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무렵) 츠바이크의 마리 앙트와네트 평전을 읽었는데......너무너무너무 재미있어서 표지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또 읽은 기억이 납니다.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흡인력 있는 글재주가 탁월한 저자인 듯.....

이 책도, 또 다른 츠바이크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0-01-12 18:51   좋아요 0 | URL
이네파벨님, 오랫만에 인사를 나눕니다. 안녕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