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교양강의>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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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강의 -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ㅣ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1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 나에게 역사란?
월터라는 학자가 <세계사>라는 책을 썼습니다. 매우 좋은 책으로 알려진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월터가 책을 쓰고 있던 중, 창 밖에 요란한 소동이 있었습니다. 그는 밖에서 일어난 소동이 패싸움임을 알았고 소동이 종료될 때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나중에 지인을 만났는데, 그도 그 소동을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소동에 대한 의견은 반대였습니다. 월터는 ‘현재에 일어나는 일도 모르는데, 과거에 일어난 일들은 얼마나 부정확하며 논란이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사에 관한 글은 충분한 자료 준비와 사고를 거친 후 써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세계사>라는 책을 저술하였고 훌륭한 책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Walter Raleigh로 추정되는데 기억이 불확실하고, <세계사>라는 책을 읽지 않아 정말 훌륭한 책인지는 모르겠음.)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 A는 B와 친구로 지내고, C와도 친하게 지냅니다. B와 C는 안면이 있는 정도입니다. 어느 날 B와 C는 크게 싸웠습니다. A는 B와 싸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는데, 상대가 C임을 밝히지 않습니다. A씨는 B씨의 이야기를 듣더니 ‘상대가 나쁜 놈이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 A는 C를 만나 B와 C사이에 있던 다툼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C를 통해 들은 사건 전말은 A가 나쁜 놈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A가 B나 C로부터 들은 사건의 내용이 다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의 뉴앙스가 서로가 나쁜 놈임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위의 두 이야기를 통해 저는 역사에 관해 다음과 같은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진실은 모른다. 다만 현재의 해석이 있을 뿐이다.
모네의 ‘루앵 성당’의 연작을 보면 같은 그림이자 다른 그림입니다.
또 다른 역사에 대한 놀라움은 민족에 관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TV를 시청하고 있었는데, 드라마에서 외적이 처 들어 왔는데, 노비와 같은 하층민에게 군 입대를 허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양반의 지배 계층은 하층민에게 무기를 주면 외적과 싸우기보다 지배층에게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임꺽정에서도 꺽정이가 군 입대를 거부당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즉 당시에는 민족의식이 없거나 희박했던 것이죠. 그렇다면 고조선이나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시대에는 민족의식이 있었을까? 민족이란 것이 근세 제국-식민주의 발명품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책에 시작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진시황이 여불위의 아들인가? 그 옛날 일의 진실을 어찌 알겠습니까? 훌륭한 해석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원 국가(위, 조, 한)의 열등감이 있을 것이라고.
나라가 바뀔 때, 망하는 나라는 부패, 무능했고, 새로 나라를 세우는 사람은 태몽부터 다르고 구름을 몰고 다니거나 뱀을 베는 것, 황석공과 같은 신화를 후대에 만들기 마련입니다.
이 책은 아는 사건 줄거리에도 한자오치의 새로운 해석에 새로운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마치 항우, 유방, 한신을 만난 것과 같은 그리고 마치 사마천을 만난 것과 같은.
한 가지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것은 한신이 괴통의 설득과 같이 나라를 삼분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한자오치에의 해석을 기대했는데,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 밑줄 긋기 p328 “옛 역사책의 기록은 대부분은 팩션faction이다. 사마천은 마치 그런 인물과 사건을 목격한 것처럼 기록하는데 천재였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cf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 vs 황노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