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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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임꺽정 감상문
고미숙씨의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를 읽었던 터라 스타일에서 오는 거부감은 조금 덜 했지만 역시 제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여기서 스타일은 문체도 아니고 style도 아닌 ‘스타일’이 꼭 어감에 맞다고 생각한다.)
<임꺽정>과의 첫 만남은 초등학교 때 초등학생용 단행본이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책은 <임꺽정>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이 SBS 드라마 임꺽정이 있었고, 그 후에 이두호씨가 그린 만화책 <임꺽정>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벽초 홍명희 소설 <임꺽정>을 읽은 적이 없네요. 최남선, 이광수와 함께 조선 3재로 소개받은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언젠가는 천재의 소설을 읽어야지 했지만 읽지 못했고 국어 선생님의 소개만으로도 가슴 설렘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책을 읽게 되면 어마 어마한 어휘를 접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임꺽정>의 개요는 <소설이 아닌 임꺽정>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을 읽는 내내 <소설이 아닌 임꺽정>과 비교되었습니다.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을 읽으면서 <임꺽정>에 대한 감동이 있었다는 것은 알겠는데, 몇 군데에서 저와는 가치 판단이 맞지 않고 따라서 원래 <임꺽정>을 읽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가치 판단에서 차이를 보인 것 중 가장 중요것 한 가지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거꾸로, 희망이다>에서 언급했어야 하나 서평이 길어질 것을 생각하여 잘라버린 내용입니다. 김종철씨와 이문재씨의 대화 ‘우리는 어떻게 좋은 삶을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데, 소규모 공동체를 주장합니다.
p 23 사돈의 팔촌, 이웃사촌 등 다양한 방식의 혈연네트워크가 있었고, 밥과 돈 역시 그 네트워크 안에서 ‘돌고 돌았다’.
p 41 ‘꼬뮤니티’
작은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 알 뿐만 아니라 정情까지 통한다. 사실 아는 것이 정을 통하기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 근대화가 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사회에는 이러하였습니다. 부잣집 대문 앞 마당을 갑돌이가 아침에 청소를 하였습니다. 부잣집 대감은 하인을 시켜 갑돌이네 집에 쌀과 보리 얼마를 보내라고 지시합니다. 그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진 것을 알린 것이고 이에 대한 답변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을돌이가 술을 먹고 망나니 짓을 하면 동네 어른신들께서 점잖게 타이릅니다. 이 압력은 무시할 것이 아닙니다.
작은 사회가 이런 긍정적인 면만 갖고 있었을까요?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에 포함되었어야 할 주제 중에 하나! ‘공동체 내부적 유대감에서 발생되는 공동체 외부에 대한 배척 또는 적대감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가 있습니다.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동정을 합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폭력적 진압에 대해 분개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가치관(통찰력)을 갖게 된 것은 지식의 보급 및 교통, 통신의 확대에 따른 공감의 형성입니다. 즉 작은 사회의 형성이 백인들이 흑인을 보며 검은 악마, 흑인들은 백인을 보며 하얀 악마를 부르는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은 사회의 유대감이 공동체 외부의 배척을 반드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초등학교 때 잡담을 하던 중 ‘너는 굵고 짧게 사는 것이 좋냐, 아니며 가늘고 길게 사는 것이 좋냐?’고 물으면, 어떤 친구는 굵고 길게 살 것이라고 우기는 친구가 있습니다. 작은 사회가 유대감이 외부에 대한 배척을 만들지 않는다고 주장하면 저는 작은 사회를 만들지 않더라도 내적 유대감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겠습니다.
그 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저와는 가치관의 불일치를 보입니다. 백수, 공부, 우정, 여성에 관한 것들 등. 공감하면서 읽었던 부분은 매트릭스 혹은 사주명리학 p243 ~287까지의 내용입니다.
이 책은 내용은 특별히 흥미를 끌지 못했고 벽초 홍명희 <임꺽정>을 읽어야겠다는 마음만 새록새록 들었습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cf ; p 165 조선시대는 일부다처제 사회였다. 첨언 ; 조선시대는 일부일처다첩제一夫一妻多妾制 사회였다고 제가 다른 페이퍼에서 언급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