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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권진.이화정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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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바라보는 거울 ; 타인의 시각

 1970년대 공활(제도권 표현으로 하면 위장취업을 통한 의식화 작업)의 활동은 마르크스 책을 읽어나 토의하는 것이 아니고, 공순이(섬유 화학업계에 종사하는 육체노동 여성 근로자)의 생활을 그대로 연극으로 보여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극이 진행되면서 연극을 관람하던 공순이들은 엉엉 운다고 합니다. 연극의 내용이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 것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젊은 여성 근로자들은 시골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도시에 와서 새벽부터 공장에 일을 하고 그나마 부지런한 사람은 저녁 혹은 밤에 야간학교를 다니고 틈틈이 잔업도 하고 월급날이 되면 생활비를 제외한 돈을 시골로 부치고. (물론 앞글 내용은 직접 체험한 것은 아니고 학생 시절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2달 전에 있었던 이야기인데, 직장 후배가 저를 조금 무서워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왜? 나는 야단을 치지 않는데. 내가 욕을 하냐, 때리기를 하냐.”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부서 한 사람도 옆에서 “우리 부서의 사람들도 마립간님을 무서워하는데요.” 저는 그때 타인의 시각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를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개인은 생활에 파묻혀 자신을 돌아볼 기회도 없고 또 돌아보려고 해도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숲속에 있으면 나무는 볼 수 있지만 숲 자체는 볼 수 없는 것과 같지요. 국가나 민족성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이 쓴 글을 읽을 때, 느끼지 못한 부분을 지적해서 새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반론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들의 지적이 옳으냐, 틀리냐도 중요하지만 지적 자체도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100% 객관성이라는 것은 없고 경우에 따라 관계 (즉 그들의 시각, 비록 부정확한 시각이라도) 자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를 읽으면서 느낀 또 다른 한 가지는 외국 생활을 하는 이들의 능력입니다. 기본적으로 책을 쓰거나 이 책의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중산층이상의 여건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직업이 작가, 아티스트, 학자, 댄서 등으로 전문직이면서 풍부한 감성을 가진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부러움을 금할 수 없다.) 갑자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우리가 백안시하는 외국인들(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코리안 드림을 갖고 한국에 온 이들)과 인터뷰를 하였다면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을까?’하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cf 우리 주위를 찍은 일상의 사진 또는 우리 문화의 사진들이 꽤 아름답습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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