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를 리뷰해주세요.
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끊는 점

*
100℃에서 끊는다.

 제가 초등학생 시절 OX 문제라고 했다면 저는 당연히 O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점차 공부를 하면서 위의 문장을 조금 다듬고 싶습니다.

 ‘
순수한 물은 1기압 하에서 100℃에서 끊는다.’

 1987년 6월에 저는 대학생으로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며 6월 민주항쟁이라는 불리는 데모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데모 이후의 토론회입니다. 대개 토의 시간은 다음 날의 일정에 관한 주제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토의 끝에 ‘자기 성찰이 필요 하다.’는 주제를 제시했습니다. 동맹 휴강을 했다면 대부분의 학생이 토의에 참여해야 하고, 토의를 통한 결정 사항을 존중하고 대부분이 결정 사항을 존중하다면 (대부분은 데모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 결정에 참여할 것이고... 저는 휴강을 하고 집에서 놀고 있거나 데모를 참여한 후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거나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술 마시면서 정치 토론은 못하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pp 14 - 171에 걸쳐 있는 내용은 그 상황에 참여한 저로서 실감나게 표현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만화이기 때문에 글에서 오는 상상력을 제한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가 당시 초등학생으로 내용을 잘 모른다고 했지만 내용은 꽤 정확히 표현되어 있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부록 그래서 어쩌자고?’ p174 - 207입니다.

 책을 읽은 후의 감상은 제가 조심스럽게 걱정하는 것, 즉 올바른 사회 제도가 정착하는 조건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온도만이 조건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기압도 존재합니다. 기압이 올라가면 100℃가 넘어도 끊지 않습니다. 순수하지 않은 물은 끊는 점이 변한다거나 물과 알콜은 끊는 점이 다르다거나 기압에 따라 끊는 점이 변하는 과학적 사실이 사회 현상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연상됩니다.

 책 표지 뒷장 ; “사람도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 마립간의 첨언 ; 기압이 악화되지 않기를 바라며.
 
 p 207 ; 짬을 내서 차분히 공부를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cf ; 1987년 토의 때 한 학우가 ‘민주주의란 피를 거름으로 하여 피어나는 꽃이다.’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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