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관한 평이한 글

<후불제 민주주의>를 리뷰해주세요.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 정치에 관한 평이平易한 글 ; 어느 독서층을 염두해 두신 것인지?

 유시민 전장관前長官님의 입담을 직접 느낀 적은 없으나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우선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행복과 자유. 첫 번째 두 번째를 주제의 글을 읽으니 평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아시는 분이 ‘유시민(전장관님)은 어떻게 옳은 말을 저렇게 싸가지 없게 할까’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진중권 교수님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와 같은 자극을 미리 예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기시감Deja vu을 느겼습니다. 이 글들 내가 알라딘 블로그에 올렸던 페이퍼들 아니야? 주제마다 3장을 넘지 않는 글들, 마치 수필처럼 평이한 글, 따라서 깊이도 그리 깊지 않은 그들. 게다가 정치적 가치관의 좌우가 저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유시민 전장관께서 (장관시절인지, 국회의원 시절인지) 라디오 방송 토론에서 반대편의 주장을 들은 후 ‘노무현 대통령 정권을 좌파, 좌파 하는데, 실제로 좌파의 정책을 열거해 보라. 오히려 친시장적인 정책이 더 많이 시행되었다.’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저는 유시민 전장관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니 더욱이 그렇습니다.

 저의 정치적 좌우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회적 통념과 다른 것을 이야기 했지만 이 글은 독립된 글이므로 잠깐 언급하면 ; 사회에서 해방기에 좌우를 구분할 때 우파에 우남 이승만 좌파에 백범 김구를 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는 우파에 백범 김구를 좌파에 단재 신채호를 놓습니다. 직장에서는 가끔 빨갱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저의 블로그에서는 저를 보수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보기에 저와 비슷한 정치적 가치관을 갖은 유시민 전장관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우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경륜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없고 마치 대학생이, 아니면 마립간이 가벼운 페이퍼를 쓰는 듯한 글들에서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제가 높게 평가하는 책은 제가 모르던 것,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지적할 때, 그와 같은 과정에서 지적 희열을 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이 그렇게 평이하게 써진 이유는 맨 마지막에 나옵니다. ‘지식소매상’ ‘아하! 이 책은 새내기 대학생이나 책을 읽기 어려운 하부 계층의 계몽을 위한 것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니 새로운 질문이 떠오릅니다. ‘왜 이 책을 알라딘 서평단 도서로 한 것이야?’ 직전에 읽었던 ‘<권력의 병리학>이 독서할 할 대상을 누구로 상정했냐?’라는 비평을 이야기했는데, <후불제 민주주의>는 독서 대상과 홍보 대상을 전혀 맞추기 못한 책입니다. 알라디너라 불리는 사람은 대개 독서량이 어느 정도가 되고 사회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데 그들에게는 너무 가벼운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유시민 전장관님의 진심에 의한 가치관이라면 책보다 저자에게 호감이 갑니다.

(서평단 도서입니다.)

* 서평단 설문 ; 별점 ★★★ 내용이 너무 평이해서

* 서평 도서의 좋은 (추천할 만한 점) ; 너무 쉽다. - 장점이자 단점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 핏줄 도서’ ;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계층 배반적 투표를 하는 빈민층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한 구절 ; p29 나는 이런 의문을 떠올린 사람이 나 혼자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기타 밑줄긋기

p 43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는 인간의 진화적 본능과 충돌한다. 인간은 장구한 세월 동안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살았다.
p 44 문화적 유전자meme
p 51 나는 박정희 대통령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독재한 악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프락사스님의 페이퍼 의무론과 결과론 (http://blog.aladin.co.kr/abraxas/1113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