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절주절 1 - 드팀전님께 못다 한 이야기

 작년 말 드팀전님의 댓글을 통해 시작된 공개 편지 6편의 글을 남기고 ‘소아적 자유’ 및 ‘발화자’, ‘초월적 지향’에 관하여 답신을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연말에 1월 1일에 논쟁적 글을 남기기가 멋쩍어 해를 넘겼는데, 그 연초에 아이가 감기에 걸려 휴일에 글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이의 감기가 나을 시점에 이번에는 제가 감기에 걸려 한동안 고생했고 또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직장 행사가 있어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나니 설 명절이네요.

 일단 설을 지났지만 저의 서재를 방문 해 주시는 알라딘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드팀전님께 우선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거창한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예전에 ‘가을산님께 보내는 편지’(http://blog.aladin.co.kr/maripkahn/524176)에서 한번 이야기했던 것이라 같은 내용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했던 것입니다.

 서론이 길면 본론은 짧습니다.

 저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원리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수학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절대, 완벽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런 것을 추구하자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리철학에서 수학도 상대적이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의 원리, 괴델의 불완전성의 원리를 통해 ‘절대 진리’에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아적 자유’에 주저앉았습니다.

 이언 스튜어트의 <자연의 패턴>에 나오는 글입니다.

 마치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관은 그저 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는 질서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그림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보다 높은 질서란 과연 존재하는가?

 높은 질서가 없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제가 높은 곳에 서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강권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높은 곳입니다. 철학을 잘 모르지만 성향을 따지다면 디오게네스나 니체보다 플라톤와 아리스토텔레스에 가깝다고 할까. 저의 성향이 그렇다고는 것이고 좋고 싫음을 따지면 디오게네스도 좋습니다. 합리성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것이 많으니까요.

* 주절주절2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난세에 답하다>라는 서평을 쓰다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상황을 떠 올렸습니다. 바람구두님의 <남재희 칼럼>에 제가 ‘
저도 분노하는데요. 표현하지 않는 것은 저의 시니칼한 성격때문이고요.’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바람구두님은 ‘냉소와 분노는 사실 잘 어울리지 않는 편인데요. ^^’라고 답하셨습니다. 그때 다시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이 분노인거야? 분명히 분노가 있지만 대부분의 감정은 ‘짜증’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 불편한 상황이 우리나라의 설명되기 어려운 자녀 교육 상황을 연상시켰습니다. 그래서 서평에 언급했는데, 서평을 쓴 이후 서재를 돌아다녀보니 교육과 관련된 글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바람구두님이 ‘제안: 요즘 청소년들은 어떤 꿈을 꾸는가?’라는 페이퍼를 올리며 알라디너의 의견을 모으고 계시네요.

 저는 ‘잠자는 거인은 당신이다.’라는 <정치와 비전> 리뷰에 제가 ‘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을까요?’라는 질문에 드팀전님이 ‘^^정말 궁금하신건가요?’라고 답하셨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짜증나는 정치, 사회, 교육과 이 현상에 대한 만족스럽지 못한 설명이 저의 짜증을 부채질하며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글을 더 읽어야겠죠.)

* 라주미힌님의 1월 28일 페이퍼 ‘김규항 - 행복이란 무엇인가’에서 발췌.

 그는 지난 해 여름 내내 촛불집회에 개근한 사람이며, 이명박이라면 아주 이를 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 걸 아이를 희생시키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아이가 학원을 안 다니면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고 경쟁에서 뒤쳐지면 결국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중략) 경쟁력이 행복을 가져온다는, 남보다 많이 가질수록 남보다 앞설수록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한줌의 지배계급의 생각이 아니다. 대다수 노동자의 생각이며 대다수 농민의 생각이며 대다수 서민들의 생각이다


* 바람구두님의 2008년 11월 21일자
페이퍼 미네르바, 백주대낮에 날아든 올빼미’에서 발췌

 국민들도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을 정도로만 바보지, 그가 도덕적이라고 믿을 만큼은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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