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떨어져 인구감소로 이어져 고민중인 일본에서 한 병원이 산모가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병원에 놓고 갈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화제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남부에 있는 한 병원은 "'황새의 바구니'라는 이름의 제도를 시작해 미혼모들이 원치 않는 아이를 낳은 뒤 병원에 두고 가면 적당한 가정을 물색해 입양을 주선하는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측은 건물 외벽에 작은 상자를 만들고 그 안에 인큐베이터를 넣어 누구라도 아이를 넣어두고 가도록 할 예정이다.

만일 누군가 아이를 상자에 넣으면 수분 내에 경보음이 울리고 병원직원이 즉시 나가 아기를 병원 안에 데려오게 한다는 것이 병원측이 밝힌 이번 황새의 바구니작전의 주요 내용이다. 병원측은 "우리를 비난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세상에 태어난 아기들은 죄가 없고 살아갈 권리가 있고 원치 않는 임신으로 미혼모가 돼 고통받을 어머니들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측이 이와 같은 제도를 처음 시작한 것은 병원장이 독일을 방문해 비슷한 제도를 본 뒤 계획에 착수했다. 독일이나 스페인같은 국가에서는 네덜란드처럼 원치않는 여성에게 낙태를 권하기보다는 낳아 병원측이 믿을만한 가정에 입양을 보내는 제도가 정착돼 있다. 때에 따라서는 병원직원이 아기를 입양하는 예도 있어 유럽에서는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다.

병원측은 이번 황새의 바구니제도를 이미 지방자치단체에 정식 의료사업으로 등록해 사업허가를 기다리는 중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낙태가 법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가난한 가정에서 아기나 많이 태어나면 '마비키(우리말로는 배추나 무를 솎아내는 작업을 뜻함)', 즉 신생아를 태어난 뒤 바로 가슴을 눌러 살해하는 영아살해도 존재해 왔다.

지금도 신사나 사찰에 가면 혼전관계로 아기를 임신해 낙태한 뒤 죄책감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해 태어나지 못한 아기를 위로하는 부적을 판매하는 것이 보인다.

몇해 전부터는 미성년자들이 화장실 등에서 아기를 낳은 뒤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아기를 버리고 가는 사건이 발생해 물품보관함 옆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는 등 낙태나 영아유기는 경제대국 일본의 어두운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서규 통신원 wangsobang@cbs.co.kr 특파원보다 빠른 뉴스 글로벌 노컷뉴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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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1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