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10 - 완결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천계영 작가는 데뷔 시절부터 쭈욱 지켜보게 되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가 애독하는 윙크에서 데뷔를 했으니까. ^^

첫 작품에서부터 그녀는 좀 남달랐다.  그림도 감각적이었고, 팬들의 인기몰이도 기성 작가 못지 않았다.

그랬음에도 그녀의 히트작 "언플러그드 보이"는 내게는 좀 약했다.  청소년들에게는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지만, 이미 그 학창시절을 지나온 내게는 그저 '만화 속 환상'에 가까웠다.  마치 트랜디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그랬는데, 내게 트랜디 작가처럼 가벼웠던 그녀가 아주 진지하게 다가온 것은 바로 이 작품 "오디션" 때문이었다.  여전히 감각적이고 화려한 그림과 깨는 설정, 독특한 장치들이 그녀를 장점을 잘 살렸지만, 그것들 위로 그녀의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때로 자료 조사를 위해서는 과감히 연재를 쉬면서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런 땀방울 덕에 작품은 엄청난 호응을 받으며 완결할 수 있었다.

음악에 천재적 소질을 가진 네 명의 소년을 찾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며 동시에 유산을 물려 받기 위해 애쓰는 명자.  수퍼모델을 뺨치는 미모와 몸매를 지녔지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름(그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에게도 해당한다), 자존심 빼면 시체인 그녀가 재활용 밴드를 일으켜 가는 모습은 장하고 기특했지만 또 동시에 너무 코믹했다.  그렇게 진지함 속에 유머를 잘 녹이는 것이 작가 천계영의 특기이기도 했다.

리그전으로 올라가는 승부의 끝은,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기는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감동적이기도 했다.  심지어, 그들이 승부를 펼치는 라이벌들의 이야기, 혹은 롤모델로 삼는 음악인들의 설정은 모두 픽션이었는데도 대단히 사실적으로 보여서 마지막 즈음의 흑인 벙어리 가수의 노래 장면은 검색을 동원해서 이런 사람이 있는가 찾아볼 정도였다.

요새는 찾기 어렵지만, 오디션의 캐릭터를 이용한 팬시 노트를 애용하기도 했다.  지금도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공책들이다.(그 안에 적힌 컨텐츠가 아주 중요하므로..^^;;;)

필연적으로 '승부'를 가려야 하는 내용이었지만, 그 승부는 지극히 인간적이다.  승부를 넘은 가치가 이 안에는 있다.  게다가 어찌나 그림들이 이뻐주시는지 눈의 즐거움도 결코 무시하지 못하겠다.  이런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아이돌 스타 여럿 나오지 싶다.  뭐, 일본의 "나나"처럼 독자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과 함께 DVD(작품 제목이다)도 같이 소장했는데, 이 작품은 아직 보질 못했다.  아무튼 기대 중.

언플러그드 보이보다 훨씬 더 재밌고 더 우수한 작품으로 천계영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뭐, 이미 그렇게 알려져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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