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 (2Disc)
강석범 감독, 김주혁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요란한 제목을 단 이 작품은 시종일관 유쾌하다.  바른 말 했다가 사표써야 했던 엄정화는 개업을 하기로 작정했는데, 가진 돈으로 병원을 차리자니 한적한 시골 마을까지 와야 했고, 그 바람에 그 마을의 '반장' 노릇을 하고 있는 홍반장, 김주혁을 만나게 된다.

처음엔 이 남자 참 짜증나 했다.(나말고 엄정화가...;;;) 끼는데 안 끼는 데 없고, 얄밉게 말하지만 틀린 말 없고, 뭐든 돈으로 계산해서 일당을 쥐어주어야 하니 때로 정나미가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이 수다스럽고 오지랖 넓은 남자가 싫지 않다. 아니 자꾸 좋아지고 점점 닮아간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마냥 잡혀가 아기를 받고, 새벽녘의 차갑게 가라앉은 공기를 들이마쉬며 마음의 안정도 찾게 된다.  헌데, 이 남자 날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리를 두려 한다.  한발자국 다가서면 두발자국 물러난다.  나처럼 능력있고 예쁘고, 성격까지 좋은 여자를 말이다.

작품은 여기서부터 쪼금 흔들린다.  여태까지는 유쾌 상쾌 통쾌였는데, 이제부터 신파 비스무리 해진다.
남자는 사실 부모의 죽음으로 상처가 있고, 자신과 깊이 연루되면 그 사람도 잃을 거라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사랑이 시작되려 할 때 사랑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그러나 여기서 쫑난다면 영화가 될 리 없다.  두 사람은 결국 사랑을 확인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데, 그 과정도 좀 진부하다.

그래서 극장용이기 보다 집에서 부담없이 볼 드라마에 속한다.  그래도 톡톡 튀는 재미가 있었다 한다면 두 사람이 치고 받는 대사의 묘미가 있었다.  김주혁식의 유머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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