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현상 -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5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보냈던 시간의 터널을 지나오면, 그 터널 속의 내 모습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도 그랬었지만, 내가 그랬다는 것은 잊기 쉬워진다.

어린 학생들을 대할 때, 무수한 경우에 화가 치민다.  너무 예의가 없어서, 너무 버릇이 없어서, 너무 말을 안 들어서... 이런 식으로 이유를 붙이다 보면 끝이 없을 만큼 왜 야단을 쳐야 하는지 꼽을 수가 있다.  누군가는 야단을 맞음으로 태도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귓등으로도 안 듣기도 한다.  가끔은, 뉴스에서 보는 학생이 선생 쳤네.. 라는 기사가 남의 얘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상당히 비극적인 일이다.

그러나 또 많은 경우, 아이들은 역시 아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철이 없고, 다만 예의가 부족할 뿐, 그 나름의 순수함은 가지고 있다고... 내 마음은 상했던 감정을 다독인다.  그리고 또 다시 말썽을 일으키고 속을 뒤집으면 '철이 없다고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것은 아니야!'라는 입장이 머리를 쳐든다.

어느 쪽이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배려해 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데, 내가 그맘 때였을 때가 잘 기억이 나지 않거나, 나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게 크기 때문에(사실이 그렇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공감이 안 될 때가 많다.  나의 이해는 '관념적'이기 일쑤다.

그런데, 이금이씨의 동화를 보면, 정말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의 언어로, 아이의 입장에서 얘기를 이끌어 나간다.   전작 유진과 유진을 너무 인상깊게 보았던 터라, 이 작품이 나왔을 때 많이 기뻤다.

금단현상이란 제목을 보고 단번에 '인터넷?'이란 단어가 생각났는데, 이 작품은 여러 동화의 모음집이며, 금단은 꼭 인터넷만은 아니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평범한 소재를 특별하게 이끌어 나가는 그녀의 재주를 여실 없이 보여준다.   아이들 사이의 우정과 오해, 나름대로의 자존심 싸움, 또 약간의 성숙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뿐아니라, 부모님과 조부모, 가족 사이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막연하지 않고 관념적이지 않고,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이야기 구조가 어른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선다. 

추천사에도 나오지만, 이 작품은 아이들이 읽고 또 어른들이 읽고 그렇게 가족이 함께 볼 때 더 의미깊은 책이 될 듯 싶다.  그렇게 보고 싶은데... 우리 집에선 내가 추천하는 책을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 그래도, 누군가에게 많이 많이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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