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UE - [할인행사]
로만 폴란스키 감독 / 스타맥스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음악에 관련된 책을 보게 되면,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면 어떻게 묘사될까?  배우는 어떻게 연주를 할까?  음악가가 연기를 해야 할까?  뭐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에이, 연주 실력이 없어서 영화로 못 만들거야... 라고 혼자 상상하고 혼자 체념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유대계 피아니스트인 주인공은 2차 세계대전 중 폭격을 받고 숨어지내게 된다.  영화가 중반까지 흐르는 동안에는 그 음침한 분위기와 긴장된 음악과 불안해 보이는 인물들 덕에 보는 나까지도 통 편하게 숨을 쉴 수가 없었다.(당연하다.  화려고 쌩쌩한 느낌을 전달해 준다면 배경이 2차 세계대전일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작품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독일군 장교와 맞닥뜨리는 장면은 임팩트가 몹시 강했다.  겨우겨우 목숨 부지하며 숨어지냈는데 독일 장교에게 딱! 걸려버리다니... 얼마나 암담하고 절망스러웠을까.  자신의 신분을 피아니스트라고 밝히자, 뜻밖에도 독일 장교는 연주를 해보라고 한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쿵쾅거려서 어디 연주가 되겠는가 싶지만, 주인공은 일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피아노 연주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연주에 마음이 녹았던 것일까.  원래부터 유대인을 동정했던 독일인이었을까.  아무튼 그의 호의로 주인공은 목숨을 유지한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전쟁은 끝이 나고, 이제 입장은 뒤바뀌는데... 안타깝게도 독일 장교는 자신의 선행으로도 목숨을 구하지는 못한다.  작품의 말미에 자막으로 이렇게 뜬다.

"스필만은 2000년 7월 6일 8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바르샤바'에서 계속 살았다. 그 독일 장교의 이름은 'Wilm Hosenfeld'였으며 소비에트 포로 수용소에서 1952년에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실제로는 피아노를 '체르니 30' 정도의 수준을 쳤었다고 한다.  이 작품을 찍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중학교 때 역시 체르니 30까지만 쳐보았던 나로선 억! 소리가 났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구나....  놀라웠다.

그런 노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작품이 더 예술적으로 승화된 것 같다.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같이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2001년도 작 '피아니스트'와 헷갈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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