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지자체들이 앞다퉈 유치 경쟁을 벌이는 전국체전이 갈수록 퇴색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예산은 늘고 있지만 이상하게 선수들의 기록은 신통치가 않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정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방금 다이빙을 마친 선수들입니다.
한 선수가 옹색한 고무대야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음 다이빙에서 유연한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온수탕이 없다 보니 바로 이 고무대야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 선수 학부모: 다라이가 아니고 탕이 있어요.
다른 데는 체온 보존실이...
여기가 열악하다 보니까 대야를 갖다 놓은 거죠.
● 기자: 이 실내 수영장을 만드는 데 330억원을 들였습니다.
테니스경기장입니다.
시합 도중에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자 선수들이 직접 공을 주워옵니다.
시합하랴, 공을 주워랴.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힘듭니다.
보조 요원도 없고 선심도 없습니다.
● 테니스 선수: 이름 있는 시합만 해도 라인즈맨도 있고 그런데 여기는 그냥 안 나와요.
● 기자: 그래도 이런 경기를 위해 코트 20개를 만들었고 여기에 78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안동 낙동강변 축구장입니다.
담장에 둘러쳐진 축구장만 달랑 있고 선수나 관중을 위한 시설은 천막 몇 개가 고작입니다.
● 선수 학부모: 전반전 후반전 다 서서 보니까...
이렇게 서 있어 보기는 또 처음이거든요.
● 기자: 심지어 비디오 전력 분석도 공중화장실 위에서 합니다.
이번 전국체전을 위해 경상북도와 김천시는 1430억원을 썼습니다.
경기장을 새로 짓거나 고치고 도로를 닦는 데 대부분을 쓰고 꽃단장과 같은 정비사업에 20억, 개폐회식 비용만도 30억원입니다.
● 이용식 연구원 (국민체육 진흥공단): 선수에 대한 배려를 위한 어떤 시설 투자가 사실은 우선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보면 의전이라든지 아니면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한...
● 기자: 이렇게 전국체전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다 보니 경기력이 나아질 리 없습니다.
실제 최근 10년 동안 전국체전 대표적인 기록 종목에서는 한국신기록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 선수단 코치: 실제적으로 애들한테는 전국리그전으로 해서 게임을 뛸 때 향상되는 거지, 질적으로는 전국대회가 더 낫죠.
전국체전보다.
● 기자: 이런데도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체전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체전인지 한번쯤 되돌아볼 시점입니다.
MBC뉴스 이정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