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 도종환 에세이
도종환 지음 / 사계절 / 199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센티멘탈의 극치?  누군가의 서평이 인상적이어서 골라잡은 책이었는데, 나의 정서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다.  선입견이랄 수도 있고 편견이랄 수도 있는데, 옥고를 치른 사람의 글들은 은연 중 어두운 분위기가 깔려 있어, 읽다 보면 나 자신도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전에 신영복씨의 “나무야 나무야”를 읽을 때도 그런 느낌이 몹시 강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아마도 우리의 어머니 세대의 분들이 읽는다면 그 감정과 정서에는 몹시 맞을 것 같다.  그 세대간의 간격을 채우지 못하고 우리 취향은 아니야! 하고 잘라 말하는 것이 몹시 안타까운데, 솔직히 안 맞는 것은 안 맞는 것이다...ㅡ.ㅜ


어쩌면 이렇게 에세이 형식의 글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또한 소설처럼 가상의 세계를 묘사하는 것이 아닌 나와 동시대 사람의 글이라는 점에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는, 혹은 동의하지 못하는 생각의 차이들이 이런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전에 어느 성우의 팬클럽 창단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그 좋은 목소리로 시낭독을 부탁했더니 “접시꽃 당신”을 낭독해주셨다.  목소리야 물론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지만, 그 자리에 참석했던 팬들의 연령층을 생각할 때 시 선택은 그야말로 미스였다.  그때도 느낀 건데, 아마도 그 성우 분이 자랄 때의 정서에는 도종환씨의 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어느덧 나 역시도 이 가볍고 지나치게 빠른 세태에 물들어 있어서 옛스런 정취, 고아한 분위기는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섭섭한 기분도 들었다.  그럼에도 두 번 읽으라고 하면 역시 고개 저을 작품.  나중에 마흔 즈음 되어서 읽으면 또 다를 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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