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판 오르페우스의 창 13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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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역사적 실존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괴승이라고 해야 하나 요승이라고 해야 하나, 수상한 수도자 라스푸틴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작년 연말 최순실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최태민과 함께 자주 언급되었던 인물이다. 시기적 정황으로는 구한말의 조선과 고종 부부가 더 떠오르지만.



1권부터 내내 별 4개를 주다가 별 5개가 된 것은, 처음으로 어떤 캐릭터에게서 개연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인물들은 모두 첫눈에 반해서, 혹은 오르페우스의 창 전설에 휩싸여 사랑 말고는 그 어떤 이성도 없는 것처럼 묘사되어서 아쉬웠는데, 주인공 알렉세이만큼은 훨씬 공을 들여 인물의 선택에 당위성을 주었다. 혁명의 한복판에서 뛰고 있는 인물인만큼 다른 인물들과 달리 사랑을 최우선으로 둘 수 없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귀족 명문가의 자제인 그가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청춘을 다 바치고 있는 이유가 형의 그림자만으로 설명되는 건 곤란했다. 똑똑하고 강인한 여성인 알라우네도 혁명투사로 훌륭했지만, 결정적인 자유의지에 있어서는 많이 아쉬웠다. 그녀의 죽음은 더더욱 허무했지만....


아무튼, 시베리아의 거친 수용소에서 바닥을 친 알렉세이에게 힘이 되어준 동지들의 연대가 참으로 뜨거웠다. 그의 모든 희생과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그림마저도 참 뜨겁게 보인다.



러시아에 도착했던 율리우스가 뭔가 각성을 할 것처럼 보였던 게 몇 편이었던가....

각성할 기회도 갖기 전에 기억상실로 자신도 기억 못하는 율리우스라니.....;;;;

주인공이니 기억이야 다시 돌아오겠지만, 러시아에서 보낸 7년... 참 허무하구나.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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