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시즈 7SEEDS 8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기다리고 기다리던 세븐시즈다.  기다린 것에 비하면 주문이 늦었지만, 아무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지난 번에 이어 여름팀의 생존 이야기다.  다른 팀들이 멀쩡히 현재를 살다가 미래로 뚝 떨어진 것에 비해 이들은 처음부터 멸종될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훈련을 받아왔다.

7명의 생존자가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며 꿈이었다.  갑작스레 시작된 졸업 시험.  한 발자국을 내딛을 때에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무턱대고 믿어도 안 되고, 시험이라고 다 응시해서도 안 된다.  잠시만 방심해도 바로 죽음이 곁을 스쳐간다.  벌써 스무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물/불/바람/기타 등등... 각각의 범위 안에서 한 사람의 생존자만 인정한다.  벌써 우등생 셋이 한 반에 들어가 있다.  그 말은,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각오한 그들도, 분명 둘은 죽는다는 소리다.

이들을 훈련시킨 선생들은 피도 눈물도 없다.  모든 전제 조건은 미래의 상황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자를 만드는 것.   그 외에는 어떤 것도 그들의 목표 안에 들어갈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도 그 자리에 남는다.  그들은 제자들을 미래로 내보낼 훈련을 완성시키지만, 그들은 미래에 가지 못한다.  누구도 반항하지 않고 그 사실을 인정한다.  그래서 그들은 더 살벌해질 수 있고,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키워오다시피 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리니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친구를, 동료를 먼저 생각해 주고, 자신은 실패하더라도 친구가 해내기를 바래주는 마음들이 있다.  그들이 꽃 피워준 '희망'이란 단어가, 그토록 절망적이고 가혹할 수가 없는데, 그 '희망' 때문에, 남겨진 자는 다시 일어선다.

늘 우등생이었고, 시게루를 챙겨주던 안고는, 그러나 시게루가 자신을 떠나자 그제서야 공포를 느낀다.  강했지만, 그가 강할 수 있었던 것은 지켜줄 누군가가 있었을 때의 이야기다.  시게루와 마찬가지로 그도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아유는 왕따를 당하다시피 했는데, 그에 대한 복수는 아니었지만 자신 이외의 생존자가 남지 않게, 동료가 죽어갈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스스로를 인식하는 그녀의 눈이 참으로 허망해 보여서,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이 잔인해서 잠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래 리뷰에서 '7SEEDS'가 '바사라'의 프리퀄이라는 설이 있다는 말을 보았는데, 듣고 나서 오싹해졌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럴싸한 설정이 아닌가.  바사라도 지구 멸망에 가까운 혼돈 300년 뒤의 일본이 배경이었으니까.

그렇게 정리를 해보니 작가 타무라 유미가 더 존경스러워졌다.  세븐 시즈가 완결되고 나서 바사라랑 이어서 본다면 더 환상일 듯.   사실 이 작품은 워낙 대작 스타일이어서 이렇게 찔끔찔끔 한권씩 보기엔 맛이 좀 떨어지는데, 궁금해서 어디 완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있나.  소장하는 재미를 새삼 더 느끼게 해주는 명작, 세븐 시즈!

그런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정말 대박 작품인 것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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