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 프랑스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7
맥스 아일렌버그 지음, 이다희 옮김, 안젤라 배럿 그림 / 비룡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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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맨 처음 만난 '미녀와 야수'는 린다 해밀턴 주연의 드라마였다. 빈센트라는 이름의 야수가 나왔고, 테러를 당해 얼굴이 엉망이 되었던 미녀가 성형수술 받고 재활 훈련 받고 그 과정에서 헌신했던 빈센트와 가까워지고 블라블라...


그래서였는지, 당시 애정하며 보았던 만화 잡지 '댕기'에서 곧잘 4장 짜리 컬러 그림으로 짧은 글을 선보였던 신일숙 작가님은 '야수와 미녀'라는 제목으로 고전적인 미녀와 야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 이야기가 어찌나 강렬하게 다가오던지, 그걸 고스란히 외워서 친구들에게 들려주곤 했더랬다. 사실, 지금도 기억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난생 처음 보는 사촌? 조카? 아무튼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린 아이가 우리 집에 방문했다. 어른들이 안방에 계시고, 학교 다녀와서 어린아이가 집에 있어 난감했던 나는 뭔가 열심히 놀아줘야할 것 같은 의무감에 옛 이야기 해주기 바빴다. 아이들이 초등 4학년 즈음 됐나 보다. 야심차게 미녀와 야수 얘기를 해주려고 하는데 자기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듣기를 거부하는 게 아닌가. 아, 민망+좌절..... 아마도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접했을 것이다. 애니 미녀와 야수를 보지 못했지만, 디즈니 캐릭터와 주제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엠마 왓슨 주연의 미녀와 야수를 보았다. 미녀가 하고 있던 머리핀과 목걸이가 어찌나 예쁘던지! 특히 그 노랑 드레스!!!

마법이 풀리면서 왕자로 변신한 야수가 야수 시절보다도 매력이 떨어지는 게 영화의 큰 단점이었는데....

이 그림책의 야수는 내가 지켜봐 온, 혹은 상상해 왔던 야수보다 더 무섭게, 혹은 징그럽게 생겼다. 그래서 신선했다! 



뭐, 야수뿐 아니라 '미녀'도 별로 미녀같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다. 좀 더 신비롭고 동화적인 그림을 원하는데 17세기 초상화를 보는 듯한 기분. 색감도 너무 어두워.... 그런데 이 책은 왜 유명한 걸까???


여기에는 미녀 벨에게 욕심 사나운 두 언니가 있다. 콩쥐팥쥐의 팥쥐 같은 역할인데 심지어 부모가 모두 같아... 

흐음, 왜 많은 이야기들에서 셋째 딸은 앞의 두 언니와 차별화될까? 내가 셋째 딸이라 그게 기분 나쁜 건 당연히 아니지만...

딱히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이 작품 속의 벨은 애초에 갖고 싶은 게 왕자님이었다. 아빠가 가져다줄 수 없는 걸 욕망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왔는데 언니들이 보기에는 욕심 없는 동생이어서 더 재수 없는, 뭐 그런 아이로 보였다 한다. 쩝!


야수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 매너 좋을 뻔했던 야수는 첫 만남부터 식사 시간만 되면 자기와 결혼해 달라고 바로 들이댔다. 이보시요! 왕자 비쥬얼로 나와도 첫 만남에 결혼은 아니올시다인데, 야수 얼굴로 나타나서 그건 너무 지나치지 않소, 버럭!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최고의 캐스팅은 루크 에반스! 뻔뻔하고 못된 역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역시 배우들은 이런저런 역할 다 해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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