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2006-09-14 10:56]

[쿠키 사회] 등하굣길에 바지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여간해서 눈에 띄지 않는다.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는 2004년 여학생에게 치마교복 강요는 것은 성차별 소지가 있다며 전국 중·고교에 바지 교복 병용을 권고했다. 당시 조사 결과 전국 4093개 중·고교 중 치마와 바지 교복을 모두 입을 수 있게 한 학교는 권고 이후 1715개교(42%)에서 2820개교(69%)로 늘어났다.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여학생 교복은 여전히 치마가 대세다.

◇ “치마가 더 예뻐요” “바지 입으면 남자같아요”

서울 Y고 이모(17)양은 입학하면서 교복을 살 때 치마만 구입했다. 바지는 어차피 입을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아서다. 특히 “입었을 때 닭다리 모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친구 배모(18)양도 마찬가지다. “친구들 대부분이 치마를 입는 분위기라 바지를 입으면 오히려 ‘튄다’”며 “바지가 편한 건 사실이지만 입어서 안 예쁘다면 차라리 치마가 낫다”고 말했다.

같은 반 남학생 정모(18)군은 “남학생 중에 바지 입은 여학생을 보고 남자 같다고 생각하는 애들도 있다”면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전교생 중에 바지 입은 여학생은 딱 한 명 봤다”고 전했다.

◇ 교복업체와 학교측 “아이들이 바지를 원치 않는다”

교복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S사 학생복 생산팀에 따르면 올 1학기 여학생 바지 교복 주문량은 전국에서 45건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충청 18개교, 호서17개교, 경기 5개교이고 서울은 한 건도 없었다. 마케팅팀 담당자는 “한창 외모에 민감한 나이인 중·고교 여학생들은 치마도 자기 몸매에 맞게 알아서 수선해 입는 게 예사다. 또 요즘 애들은 아무리 추워도 스타킹을 안 신고 맨살을 드러내고 다닌다”며 “우리는 학교에서 제시해 준 디자인대로 생산하기 때문에 학생 취향을 반영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바지 병용을 허락하지 않은 분당 D고의 한 교사는 “학기를 시작할 때 아이들에게 바지 교복을 원하냐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대부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면서 “정부가 남녀차별 소지를 없애기 위해 권고한 의도는 잘 알지만, 아이들이 원치 않으면 학교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여학생들, 왜 치마를 더 선호하나?

여학생의 치마 선호를 루키즘(Lookism·외모지상주의)의 영향이라 보는 분석이 있다. 단순히 치마는 여자, 바지는 남자라는 이분법적 인식 때문이 아니라 치마가 길이나 폭 조정을 통해 각선미나 여성적 매력을 뽐내기에 더 좋다고 생각해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이영선씨는 “개별 학생마다 다르겠지만,치마단을 줄여 입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고 요즘은 상의 길이까지 줄이거나 몸에 꽉 끼게 고쳐 입는 아이들도 많다”며 “교복은 동질감과 일체감을 강조하는 유니폼인데 수선은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한 나이에 또래 친구들과 차별성을 만들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바지를 수선할 경우 7부나 나팔바지로 만들 수도 없고 아무래도 치마가 크게 티 안 나게 고쳐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각종 대중매체가 지극히 일반적인 여성상을 제시해 여학생들이 추구하는 이미지가 획일화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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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복엔 바지가 없었지만 고등학교 교복에는 바지가 있었다.  겨울에 추운 것을 끔찍히 싫어하는 나는 '당연히' 맞췄다.

디자인은 디스코 바지 형태여서 솔직히 이쁘진 않았지만 별로 상관 없었다.  따뜻하기만 하면 되니까.

바지를 입으면 속에 쫄바지를 더 끼어 입을 수가 있었다. 물론 내복도 가능하지만 내복은 두툼해서 싫었고, 주로 쫄바지를 애용했다.  당근 아주 따뜻했지.

고3 수능이 끝나고 겨울방학에 친구랑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수중에 돈이 없었다.

친구가 이번엔 자기가 보여줄 테니 다음에 니가 보여줘~ 해서, 그러기로 했는데, 친구가 토를 달았다.

"대신, 교복 바지 말고 치마 입고 와~!"

별 생각 없이, 그러마고 했고, 그 다음날은 모처럼 치마 교복을 입고 등교했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일종의 '권력'과 '지배' 그리고 '복종'이 떠오른다.

십년 됐는데, 이제사 기분 나쁘네.ㅡㅡ;;;;;

그 후 약 3주 가까이 친구가 언제 영화 보여줄 거냐고 해서 해 넘겨 1월 달에 같이 영화봤다.

친구가 보여준 것은 이연결 주연의 "흑협"이었고,

내가 보여준 영화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영화는 둘 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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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9-1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겨울에도 안에 두꺼운 속바지 껴입고선 치마 입고 다니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그땐 수선해입을 생각은 못하고 1학년 때는 폭 넓고 치렁치렁하던 치마가 졸업할 때 즈음이면 딱 맞게 되곤 했죠^^ 요즘 여학생들 중에 너무 꽉 끼이게 줄여입고 다니는 걸 보면 불편할텐데.. 이런 생각부터 나더군요^^

마노아 2006-09-1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오'거든요. 단추가 떨어질 만큼 꽉 끼게 입지만 크게는 절대 안 입더라구요^^;;;
저도 중학교 때는 교복 참 크게 입었던 것 같아요. 그땐 겨울 코트도 마찬가지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