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눈병이 유행이다.  한 학급에서 많을 경우 7명씩 결석 중이다.

어제 그제 렌즈를 끼면 왼쪽 눈에 이물감이 심했다.

오늘은 불안해서 일단 안경을 끼고 왔는데 영 불안하다.

특별히 가렵거나 아프진 않은데 렌즈만 끼면 그렇다는 말이지...

지난 주 박경림 사건 이후 안경 안 끼고 오려고 했는데 일주일 만에 도로묵이다.

아, 안경 끼고 오는 날은 습관처럼 옷도 후줄근. 아침부터 꿀꿀, 어제 사진 찍어간 녀석들이 동영상이라며 까불거린다. 아쒸... 컨디션도 안 좋구만.ㅡ.ㅡ;;;

 

눈이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초딩 6년째였다.

4학년 때는 1.2,1.5로 최상의 시력이었고, 5학년 때는 0.9,1.0 정도였다.

6학년 쯤 되어서는 0.3으로 확 떨어졌는데 안 보인다는 나의 말을 울 어무이께서 믿지 않으셨다.

언니들이 그 무렵에 안경을 꼈는데, 그게 부러워서 떼쓰는 줄 아셨다고.

체쳇... 그때도 지금도 하나도 안 부럽거든.(ㅡㅡ;;;)

하여간 맨 뒷자리에서 도저히 칠판이 안 보일 시점에 안경을 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중학교2학년 까지는 수업 시간에만 안경을 꼈는데, 초딩 때 짓궂은 남학생들이 놀려댔다.

"넌 화나면 안경부터 벗더라."

헉, 그랬다. 일단 기선제압한답시고 안경 벗고 노려봤지만, 아무도 안 무서워 하더라ㅡ.ㅡ;;;;

중학교 2학년 때 멀리 이사를 갔다.  산넘고 물건너 학교 도착하기를 일년 반인데, 칠판 볼 때만 안경 쓰던 내가 어느날부터 버스 안에서도 안경을 끼고 있었고, 텔레비전 볼 때도 안경 끼고, 그러다가 어느날부터 안경을 전혀 벗을 수가 없었다. 뵈는 게 없었으니까.

고딩 2년 때에는 수능시험 보는 고3 언니들 응원가느라 새벽같이 집을 나섰는데, 그날 아침 안경을 깨먹었다.  안경 없이 고사장까지 가는 길에 세번이나 넘어졌다.  겨울이라 해가 늦게 뜨기도 했지만 좀 심했다..;;;

처음으로 렌즈를 낀 것은 스무 살 시절의 여름. 햄버거집에서 알바 자리를 구했는데, 울 언니의 조언이, 안경 끼고 일하면 싫어한다고...

그래서 렌즈 맞추고, 사진 찍어 이력서 내고, 햄버거집에서 요구하는 검정 바지 사고 준비비용을 좀 썼다.(그 햄버거집은 종로2가의 웬디스로 지금은 없어졌다.)

그런데 하필 그날!

그 매장에서 2년간 일하면서 거의 매니저로 뛰던 학생 하나가 두달 쉬고 막 돌아온 날이었다.  그러니까 신참인 내가 아무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 결국, 하루 만에 그만 나오랜다. 그날 12시간 반 동안 일한 금액은 21.000원.

쳇, 렌즈값만 7만원이었단 말이다.(ㅡㅡ;;;)

아무튼 그렇게 나의 안경과 렌즈 역사는 시작되었다.  현재 시력은 3.75디옵터. 시력 검사할 때 체크하는 숫자판의 맨 위 엎어진 C가 안경 벗고는 보이지 않는다.

재작년 겨울엔, 하드렌즈를 맞췄다.  아무래도 눈 건강에는 소프트보다 하드가 낫다고 하길래.

어릴 적 다니던 교회 선배가 경희대 안에서 안경점을 한다.  또 다시 산넘고 물건너서 렌즈 맞추기.

헌데, 하드렌즈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댄다.  짧게는 한달, 길게는 두달 정도.

눈물을 머금고 버텼다.  소프트와 달리 하드는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렌즈를 빼내고 수습을 해야 한다.  소프트야 눈물 몇방울 흘리면 알아서 빠지는데, 하드는 강제력이 필요하다.  수업 도중에 울면서 뛰쳐나가기를 몇 번, 무려 넉달을 적응되기를 기다렸지만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싼 렌즈값이 맘에 쓰였지만, 도로 소프트 렌즈를 맞췄다.  렌즈를 바꾸는 순간, '인생이 행복해졌다.'...;;;;;;;

삶의 질이 달라졌달까....

그랬는데, 계속 같은 방향만 렌즈를 분실해서 일년 동안 왼쪽만 세번을 바꾸었다.  세번째는 결국 사용 기한으로 양쪽을 다 바꿨는데....

아무래도 모니터를 많이 보니까 눈이 더 건조해지는 것 같다.  눈 건강한 사람이 참으로 부러운 지경.

작년 초에는 책을 너무 가까이 봐서 원시가 오는 줄 알았다. 책을 들이밀면 글자가 안 보이고 멀리 떼어야 글자가 보이던.....;;;;;;

진짜진짜 무서웠다.  근시인 사람이 나중에 노안이 오면 원시때문에 시력이 더 좋아지기도 한다는데... 그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인가???

쿨럭, 역시 대안은 라식? 음... 미덥지 못해..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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