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당신
김용택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시를 읽는다는 것은, 때로 쑥스럽고 때로 어깨 으쓱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많이, 그리고 자주는 아니지만 시집을 가까이 하게 될 때 내 가슴에 꽃 한송이 더 피우는 것 같고, 내 인생에 뭔가 향기 한자락을 더해주는 기분이 드니, 시는 실로 위대하고 아름답다.

이 책은 48편의 사랑 시와, 단 한편의 이별시를 수록했다.  편집조차도 시적이랄까.

대체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그리고 이런 사랑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인의 감성이란 어떻게 생긴 것일까.  게다가 이런 감성을 끌어내기 위해서 간접경험만으로도 가능한 것인지, 혹은 시인의 직접경험이 만들어내는 것인지 궁금하다.  만약 후자라고 한다면 시인이 겪었을, 그리고 만났을 사랑이란 얼마나 절실하고 지극한 것일까...

사실, 시를 있는 그대로 감상해야 하건만, 이런저런 호기심과 계산들이 머릿속을 떠다녀서 시를 감상해야 할 마음밭의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  가슴으로 읽어야 하는데 눈으로, 머리로만 읽으니 제대로 된 감상이 될 턱이 없다.  게다가 시간을 두고 음미해야 하는데, 소설책 보듯 시간 순서로 휙휙 넘겼으니 반성할 일이다..;;;;

하여간, 순백의 느낌으로 다가온 이 시집, 제목부터 참 좋은 책... 내게 있어 "참 좋은 당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려 본다.  분명 있다.  그 고마움과 사랑스러움에 바로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사람이, 고맙게도 있다.  꼭 이성일 필요가 없는 그 사람이 새삼스레 고마워져서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가 그렇게 부르듯이, 그 사람도 나를 "참 좋은 당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내가 될 수 있다면 정말로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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