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란고교 호스트부 2
하토리 비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04년도였던 것 같은데, 한참 뻔한 '설정'에 관한 웃기는 이야기들이 돌았다.
드라마나 팬픽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법으로 가난한 여주인공이 잘생겼지만 성격 더러운 재벌 2세의 뺨을 때리면 그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날 이렇게 대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이런 설정도 있다. 조폭 얼짱(반드시 얼짱이라고 나온다.)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는 가난한(꼭 가난하다고 나온다.) 여주인공을 벽으로 몰아붙이고 턱을 들어올린다. 그리고 묻는다. "너, 내가 무섭지 않아?" 여주인공은 대답한다. "전혀!"
푸하하핫, 당시 이 시리즈 돌 때 엄청 웃었었다. 각급을 다 돌면서 얘기해주고 내가 더 흥분했던 기억이.ㅡ.ㅡ;;;
그때 기억이 왜 다시 떠올랐냐 하면, 이 책을 보면서 그 뻔한 '설정'이 눈에 들어와서다. 그런데 1편은 그 뻔한 설정의 재현 같았는데, 2편을 보니 그 설정들을 비꼬는 장면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서도 영악하게 설정의 맛은 여전히 다 찾아 먹는다.
확실히, 눈은 즐겁다. 돈많고 시간 많은 여섯 명의 고교생들이 호스트부를 만들어, 찾아오는 여학생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며 접대한다는 게 이 책의 내용이고 또 그들의 이야기인데, 일단 '그림'이 된다. 그리고 꽤 웃기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다. 가난한 여고생이 그들에게 빚을 갚기 위해 애쓰지만, 사실 그들은 그 여학생을 좋아하는 것이고, 그래서 은근히 '보호'하고 있다. 여주인공은 사실 남들과 다른 '눈'을 갖고 있어서 모두들 못 알아차리는 쌍둥이를 구별하고, 그네들 사이의 진짜 필요한 '감정'들도 곧잘 찾아내곤 한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당연히 아닌데, 아직 특별히 큰 매력을 못 느끼겠다.
뒷편이 꽤 나온 것 같은데 여기까지 보고 스탑! 그 이상의 이야기는... 나중에 아주 시간 많아질 때가 오면 그때 봐야겠다. 그래도 별 셋은 된다. 최근 별 둘 짜리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이 정도면 나름 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