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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ㅣ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평점 :
이렇게 짧은 페이지 안에서도 이만큼의 감동이 가능하고, 이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도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울릴 수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문학의 힘이, 또 '사랑'의 힘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서 한순간 황홀하다고까지 여겨졌다.
어른들은 흔히 이야기한다. 시집 장가 가기 전에는 어른이 아니라고. 시집 장가 가면 또 얘기한다. 자식 낳아 길러보기 전에는 어른이 아니라고...
그 기준으로 보면 아직 한참 어릴(강조!) 지도 모를 나이지만, 그 말의 진실성에 크게 공감한다.
책속의 어머니는 아이를 키워 가며 변함 없는 노래 한 소절씩을 불러준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그 노래는 아이가 두살일 때, 아홉살일 때, 십대일때, 장성해서일 때, 그리고 그 아이가 아이를 가질 때까지도 변하지 않는다.
이제 세월이 흘러 노래를 불러주던 어머니는 늙고 노쇠해지셨다. 아이는 이미 자라 어른이 되었고, 또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다. 아이였던 어른은, 어머니의 노래가 어떤 의미인지 이제 깨닫는다. 그 노래를 이제 자신이 불러줘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났다면 그저 좋은 동화에서 끝났겠지만 작품은 독자의 심금을 다시 한번 울리니, 이제는 아들이 어머니를 향해서 불러주는 노래에 다시 한번 눈이 뜨거워진다.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
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어머니와 나 사이에, 그리고 나와 내 아이 사이에, 둘만의 추억과 사랑이 담긴 노래 한소절을, 일생토록 부를 수 있다면, 그 사실 하나로도 삶이 충만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와 내 어머니의 노래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어떤 노래를 다시 돌려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