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게 가네시로 카즈키를 알려준 작품이다.  친하게 지내는 언니 집에 집들이를 갔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독서편력이 까다로운 언니가 대뜸 강추!라고 외쳤다.  거의 반강제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작품에 매료되어 결국 빌려 읽은 책 돌려주고 새로 구입했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주황색 표지인데, 요번에 새로 재출간되면서 바뀐 표지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작품 속 '튀는' 학생들을 꼭 저 이미지 같은 것인양 미리 한정하는 것 같아서 더 그렇다.

하여튼, 내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표지의 비호감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여전히 멋진 책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그건 향수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지나쳐왔으니 추억이 되어버렸는데,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아니 내가 겪은 것보다 더 멋졌던 시간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마음이, 학원물인 이 책을 더 사랑하게 만든 것일 지도.

어느 쪽이어도 좋다.  나는 마음껏 이입했고, 맘껏 즐겼으며, 또 맘껏 부러워 했으니...

우리나라도 학력차별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일본에 견줄 바가 아니라고 많이 들었었다.  일류 고등학교에 둘러싸인 삼류고등학교의 "더좀비스"  이들이 비록 명문고교에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 가진 개성으로만 점수를 매긴다면 이미 최고 엘리트 코스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함과 아직은 어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또 자신들이 이미 갖고 있는 장점의 미덕과 어리다는 사실이 갖고 있는 역동성도 충분히 활용할 줄 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눈부셨고, 마음이 행복했다.

심지어 늘 실수투성이로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날리게 하는 야마시타조차도 매력쟁이로 보였으니... ^^

작품은 사실 시간 순서대로 구성되어있지 않다.  굳이 시간순서대로 하자면 끝에서부터 읽어야 맞지만, 왜 그렇게 구성했는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며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중간중간 경구처럼 들어가는 말들도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내어준다.  이 매력적인 "더좀비스"가 오래오래 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들은 졸업하더라도 이 차가운 사회에서도 여전히 더좀비스답게 살아갈 테니, 그들의 직장생활을 기다리는 게 더 재밌을 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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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6-08-3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대한 느낌, 동감!입니다.

마노아 2006-08-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었지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