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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ㅣ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평점 :
꽤 많이 팔렸고, 그 이상으로 읽힌 책이라는 것을 안다. 개인적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장르(?)를 좋아하는데도, 정말 좋아지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그 어른을 위한 동화들 중에서 거의 선구자적 역할을 함에도 왜 내게는 이다지도 식상하게 보이는 것일까.
너무 뻔한 공식을 따라가는 기분. 그래서 도식적으로 보이고 또 교과서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니 내게는 교훈은 있어도 감동은 크게 오지 않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머쓱할 정도로...;;;
예쁜 제목에 예쁜 삽화가 있는데도, 뭔가 글과는 조금 동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읽은 책은 이 책과 표지가 다르다.) 그림을 못 그린 것은 아닌데, 뭔가 글의 내용과는 분위기가 맞지 않다. 오히려 그림이 훨씬 토속적이고 한국적이다.(연어라는 글이 꼭 토속적일 필요는 없지만...;;;)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의 "연어"라는 시를 생각하며 내가 이 책에 접근했는 지도 모른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에 실린 시인데, 읽는 순간 "아!"소리가 나오는 작품이었다.
여기다가 옮겨보고 싶지만 너무 실례인 것 같아...;;;; 그건 참겠다. 대신 정말로 마음에 들었던 구절만 옮겨본다.
너를 사랑하고 죽으러 가는 한낮
숨은 별들이 고개를 내밀고 총총히 우리를 내려다본다
이제 곧 마를 강바닥에 나의 은빛 시체가 떠오르리라
배고픈 별빛들이 오랜만에 나를 포식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밤을 밝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