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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3
이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엔 창작 작품에 대한 검열이 너무 심하다.
요즘도 CF는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키스신은 절대! 안 나온다. 그 이상의 표현이란 당근 삭제지.
만화책의 검열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황미나 샘은 "우리는 길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를 썼을 때, 왜 가난한 어머니가 한숨 쉬는 장면이 나오냐며 딴지를 받았고, 땅보고 걷는 씬이 나와도 역시 제재를 받았다고 했다.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작가 스스로 자체 검열을 한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작품의 진행상 꼭 필요하다 싶은 장면들도 많은 경우 가려지거나 생략되거나 삭제되어 왔다.
헌데,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꽤 과감해졌다. 일단 작품 속에선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그닥 나오지 않는다. 잠깐씩 회상은 해도. 대부분이 남남 커플이다. "뉴욕뉴욕"같은 작품처럼 원래부터 '게이'로 설정되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 순간 끌리고 서로를 담는 사랑 얘기가 나오는 것인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노출'은 끝내준다. 원래 운동 잘하고 한 몸매 하는 애들 뿐 아니라 모두들 다 그렇게 조각같은 몸으로 나오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뭐, 작가의 취향인가 보다...;;;
이탄은 모토를 구하기 위해서 거의 목숨 내놓고 달려온 건데, 그 순간에 모토를 구해낸 것은, 그리고 모토가 생명을 맡긴 것은 한새였다. 모토는 자신을 받아달라고 외치고는 5층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감안한다 해도, 이건 솔직히 오버였다. 작가는 중력과 가속도의 법칙은 무시해달라고 후기에서 남겼지만..^^;;;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받아주는 건 무린가? 그냥 바닥에 뛰어내리는 것은 다리가 부러질라나? 뭐, 받아주는 장면이 멋있긴 했지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좀 그랬다.
다만, 내가 본 것은. 그 순간에 막 도착한 이탄을 보지 못하고 모토가 뛰어내렸다는 것. 이제껏 지켜주고 기다려온 이탄이 아니라, 한새의 품에 안겼다는 것은, 앞으로의 이야기에서도 이탄은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암시로 보여 심히 불쌍했다.(몹시 상처입은 눈을 한 캐릭터므로...ㅡ.ㅡ;;;;)
하룻밤의 이야기가 책 한권에 다 담긴 셈인데, 그래서 시종일관 같은 옷을 입고 나온다. 헌데 옷 디자인이 워낙 이뻐서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작가 이영희는 만화가 안 했으면 의상 디자이너가 됐을라나...
6회분 분량 정도를 모아서 단행본을 만드는 것 같으니 다음 이야기는 9월 정도에 나올 것 같다. 기다리는 것은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