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사랑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91
안재필 지음 / 살림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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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사랑 이야기라고 해서 역사적인 인물들의 놀라운 사랑 이야기.. 뭐 이런 것을 상상했는데, 팝스타들의 사랑 이야기가 책의 내용이었다.  아니, 그러면 팝스타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쓰지, "세기의 사랑 이야기"라고 쓰는 것은 솔직히 오버잖아? ㅡ.ㅡ;;

뭐, 그래도 내용은 가볍게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아주 절절한 사랑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이 스타라고 불리는 평범치 않은 사람들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들에게서 절저한 사랑을 기대하면 그게 더 평범하게 보일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중얼거림도 가져보았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이야기가 가장 충격적이었다.  그들의 사랑이 불륜이든, 절실한 로맨스이든 그건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데, 그들이 내쳐버린 아이들이 너무 가엾어서 한숨이 푹푹 나왔다.

내가 좋아하던 헤이 주드의 노래 이면에 이런 진실이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울 정도. 오노하고의 사이에서의 아들 션 얘기가 나오는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임태경이 스위스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기숙사 옆방에 션이 지냈는데, 자신은 성악곡을 연습하고 션은 기타를 치며 연습을 하는데, 션이 달려와서 시끄럽다고 소리를 쳤댄다.  그것도 이소룡 흉내를 내면서...;;;;  임태경은 그냥 무시했다고 하는데, 태권도 실력 좀 보여주지 그랬나.. .했던 기억이 문득 스친다.

조지 해리슨, 에릭 클랩튼, 패티 보이드의 삼각 관계는 참 징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떠들썩하게 차지한 사랑도 끝내 변하고 만다는 것에 왠지 회의가 드는 기분.  하여간, 그들의 사랑 싸움 과정에서 탄생한 명곡들의 정체를 알게 되니 놀랍고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들을 잃고 만든 곡은 익히 알았지만 레일라에 이런 의미가 있는 지는 몰랐다.  만화 "나나"에서 레일라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더 궁금해졌다.

이 작품을 쓴 작가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팝 음악의 역사를 다루고 싶다고 했는데, 원했던 만큼의 효과는 얻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제시된 팝 음악들이 어떤 곡인지 궁금하고 듣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으니 일부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이 100페이지도 안 되어서 쉬는 시간 짬짬이 읽으면 금세 다 읽고 만다.  책 값도 아주 저렴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살림 총서 시리즈는 처음 접했는데, 주제만 잘 골르면 꽤 만족스런 독서가 될 수도 있겠다.  다음엔 도시나 문명 이야기를 골라볼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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