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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ㅣ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백희나 작가의 신작 '알사탕'을 읽고 감탄을 했던 게 두달은 지난 것 같다. 사진 찍어둔 지도 두달은 훌쩍 지난 듯.
그때의 감흥을 되살려 뒤늦은 리뷰를 써본다.
혼자서도 잘 노는 동동이.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지만 축처진 어깨가 아이의 외로움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
구멍가게 아저씨의 추천으로 받아든 알사탕들. 어디선가 본듯한 무늬들이지만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다.
첫번째로 고른 체크무늬 알사탕은 진한 박하향으로 귀가 뻥 뚫리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맞닥뜨리게 된 놀라운 경험!
익숙해 보였던 알사탕의 무늬는 거실 소파의 무늬였다. 그리고 알사탕을 먹게 된 순간 소파와 대화가 가능해졌네!
잃어버린 줄 알았던 리모콘도 찾았고, 소파의 '민원'도 들어주었다.
알사탕이 다 녹아버린 순간 더 이상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차례대로 만나게 된 목소리들. 동동이가 만나야 했던, 알아야 했던 진심들이 알사탕을 통해 전달된다.
점박무늬 개 구슬이와 함께 산지 8년. 그동안 오해했던 것도 풀고 오랜 우정의 장을 마련했다.
그리고 까칠한 아빠 수염을 연상시킨 알사탕은 이 책의 백미!
아빠의 그 장황하고 진절머리 나는 잔소리들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코끝이 찡해진다.
알사탕의 기적은 계속됐다. 하늘나라 계신 할머니의 소식과, 아파트 밖을 가득 메운 단풍나무들의 아우성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 남은 투명한 알사탕으로 동동이가 내딛게 된 한발자국은 얼마나 소중하던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특히 친구 사귀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림과 책을 함께 소개했다.
한 걸음의 용기가 부디 생기기를 바라며...
백희나 작가님의 책들은 늘 감탄과 찬사를 동반한다. 인형으로 표현되는 놀라운 창의력도 빼어나지만, 그 이야기 속의 진심과 감동이 나를 더 벅차게 만든다. 이번에도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