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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ㅣ 벨 이마주 4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짐작인데, 이런 종류의 유아들을 위한 동화책은 엄마나 아빠 등, 아이를 길러 본 사람이 더 잘 쓸 것만 같다. 관찰 대상이 있고, 현장 경험이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쓴 작가도 자신의 아이들을 보며 연구했다. 표지에 보이는 꼬마 돼지 올리비아. 호기심도 충만하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지만 유독 잘하는 것은 남을 지치게 하는 일, 그리고 혼자 지쳐버리는 일, 그리고 그녀에게는 따라쟁이 남동생도 있다.
대상만 아기 돼지라고 지칭했을 뿐, 우리가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쟁이 남매의 모습이다.
작가는 흑백톤에 오로지 올리비아가 입고 있는 옷에만 빨간색을 썼을 뿐인데, 얼마나 색이 강렬하고 인상적인지 그 탁월한 감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 약력을 보니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하니,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제대로 살린 셈이다.
호기심을 채우느라 방방 뛰어다니는 아기 돼지의 모습은 이제 다섯살 된 나의 조카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인다. 동양이건 서양이건, 아이는 아이만의 그 순수함으로 자신의 욕구를 그대로 표출해 낸다. 이 작품이 별 다섯을 이토록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아이나 조카를 보는 것 같은 뛰어난 현장감, 즉 리얼리티 때문이리라.
아이가 어떤 말썽을 피우건, 얼마나 피곤하게 하건, 아이는 그 존재만으로 엄마에게 용서 받고 또 사랑받는다.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라는 제목은, 그래서 최고의 아군처럼 느껴지고 포근함과 열정, 그리고 부유함을 안겨준다.
이건 사족이지만, 그래서 문득,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의 가여움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떠올렸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밝은 동화에 이 무슨 주책이람. 하여간 정말 귀엽고 멋진 책이었다. 그림만 봐도 너무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