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행복을 파는 곳
정근표 지음, 김병하 그림 / 삼진기획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소설처럼 옮겨 놓았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가족이 가장 큰 재산이었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책 표지의 빛바랜 느낌 마냥 옛 분위기 잔뜩 느낄 수 있는 내용도 한겨울의 군고구마 같은 따스함이 느껴진다.(이 더운 날씨에 적당힌 비유는 아닌듯 하다..ㅡ.ㅡ;;;)

5남매중 둘째인 저자는 그야말로 천하제일 악동이었다.

그가 저지른(?) 여러 일들을 활자로서 보는 나는, 매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때로 이건 좀 심하다 싶은 일화들도.ㅡ.ㅡ;;;;

제3자인 나는, "이 놈의 자식을!"하며 야단이라도 쳐주고 싶지만, 그래도 피보다 진한 혈육의 식구들은 그 억척스러운 극성마저도 따스하게 보듬어 준다.

가난했지만 가족애로 넉넉해 보이는 그들의 시간이, 풍족하지만 너무도 멀어진 가족애를 느끼는 현대인보다 부자로 보였다.  어쩌면,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상대적인 가난함을 느끼는 그때가 덜 부족하고 덜 가여운 것일 지도 모르겠다.

구멍가게는커녕 편의점조차 대형쇼핑몰에 밀리고 살아남기 힘든 요즘을 보면, 우리가 추구하는 편리함과 합리적인 생활이 과연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행복은 고사하고 덜 불행하게만 만들어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도, 우리를 둘러싼 사회도, 우리가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씁쓸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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