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宮 12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 '궁'은 단점이 제법 보이는 드라마였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단점들도 애교로 봐줄 만큼의 장점을 포용하고 있었다.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있었고, 세트의 아름다움과 의상의 향연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그런데 정작 원작인 만화 '궁'은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3차원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만화라는 종이편집으로 좇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떠올려 보건대(국내의 경우) 오리지널의 우수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류가 많았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불의 검도 만화 불의 검을 따라잡기엔 한참 부족했다.  그런데 이 책은 오히려 그 반대이지 싶다.

대체... 작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ㅡㅡ;;;;

인신모독성 말을 하는 상식을 넘어선 대화들,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가리켜 '저 양반'이란 표현... 왕실의 권위 회복을 위해서 위독한 할아버지 상태를 알려주지도 않는 왕(대체 그게 왕실 권위랑 무슨 상관인데?), 귀한 적의를 구경하다가 한명도 빠짐없이(!) 몽땅 사라져버린 교실...;;;;; 이건 정말 아니잖아?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줄 만큼 못된 말을 뱉어놓고도, 진심은 '사랑해'였어.. 라고 중얼거리는 주인공들이라니.  이건 70년대 신파가 아니란 말이닷(>_<)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공내시의 개그컷이란, 작가가 마지막 장에서 공내시 6종 세트에서 설명했듯이, 독자의 눈과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만드는 역할이다.  난 과도한 개그컷의 남발이 오히려 이야기 진행 능력에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작가 박소희는 궁 이전에 뚜렷한 작품이 없었다.  거의 데뷔작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것은 아닐까?  갑작스레 얻은 과한 인기가 작가에게 오히려 독이 된 것은 아닐까.

과연 이 만화가 어떻게 완결이 날 지 심히 걱정스럽다.  작가는 처음 의도한 대로(과연 뭘 의도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연재를 마칠 수 있을 지... 제발 더 이상 망가지지 말고 '상식' 선에서 내용이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읽기 시작한 것 궁금하니 욕하면서도 계속 보겠지만... 다음 편에서는 부디 실망하지 않기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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