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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연인'이라고 하는 제목으로 검색을 하면 너무 많은 책이 쏟아지지만, 연인이라고 하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느낌은 참으로 아름답다. 이책의 느낌처럼.
어른을 위한 동화로 쓰여졌지만, 동시에 소설같고 또 동시에 시와 같은 작품이다. 표지의 새하얀 느낌에서부터 작품을 열어보면 푸른 새벽빛의 청명함과 또 온몸을 사르며 져버리는 저녁 놀의 뜨거움까지 모두 간직했다는 느낌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운주사의 풍경 '붉은 툭눈'이다. 비어가 되어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자신의 존재와 또 갈망하던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이 그의 여행의 목적이다. 그래서 그의 여행은 미지의 것에 대한 동경이면서 동시에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을 담았다.
먼 길 떠날 때마다 닥쳐오는 생명의 위기, 그 고된 길을 돌아돌아 결국에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곳은 운주사였다. 그렇게 자신이 헤매이며 뒤척일 때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며 긴 시간 기다려준 이는 운주사에서부터 자신의 짝이었던 검은 툭눈이다.
결국, 푸른 툭눈은 그에게서 깊은 안도감과 평안함을 얻고 마침내 그토록 갈망해 하던 깨달음을 얻고 만다. 마치,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근처에,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찾은 것. 그의 깨달음은 독자에게도 산뜻한 깨달음과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선사한다.
생각해 보니, 운주사가 나오는 책을 여러 번 보았던 것 같다. 그곳에 와불이 유명했던가... 언제고 나도 찾아가보고 싶다. 그곳에 서로를 보듬어주는 풍경 한쌍을 내 눈으로 확인하며 나의 파랑새를 기억해 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