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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가게 문양첩 1
하츠 아키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앤티크에 몹시 집착하는, 혹은 천착하는 하츠 아키코의 작품이다. 이번엔 기모노가 소재다. 아, 잘 어울린다!
사실 하츠 아키코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그림이 몹시 이상하므로... 특히나 현대 복장을 하고 있으면 더 이상하다고 여길 때가 많아서 고전 의상이 나오면 독자 입장에서도 좀 더 편해진다. 쏘리~
할머니의 유품으로 안게 된 기모노가 부담스러운 주인공은 기모노를 처분하려고 한다. 그렇게 찾아간 기모노 집은 사실 현실 속의 공간이 아니었던 것! 그 비현실적 공간을 안내해주는 이가 고양이라는 것도 몹시 자연스럽다.
그렇게 찾아간 기모노 집에서 옷을 입어 보면 옷 주인이 가졌던 심상이 그대로 전해져서 자신에게 재현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유를 모른다. 심지어 혼자서 잘 찾아가지지도 않는다. 저 집에 드나들 자격이 없는 이가 동행했을 때는 내내 헤매다가 아예 찾지도 못한 적이 있다.
요새 생활한복을 자주 입는 나로서는 이 작품이 더 각별하게 다가왔다. 전통한복이라면 혹 저렇게 되물림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본견으로 지은 한복은 오염에 완전 무대책이어서 물려주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세탁법이 따로 있으려나?
옷이 주인을 찾아가는, 임자가 따로 있는 여러 기모노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적은 페이지로 많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담으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출간했을 때 무척 금방 품절됐던 게 떠오른다. 그리고 2권 소식이 없어...;;; 1권 출간이 4월이니 거의 일년인데 말이다. 하츠 아키코는 냉큼 다음 권을 내달라달라!!!
이 작품 리뷰를 쓰면서, 또 어제 읽었던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보면서 '란제리'가 다시 생각났다. 영화로 만들기 딱 좋은 소재이건만 왜 아직도 제작이 안 되냐며 몇 년 째 나 혼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상의원'이 썩 괜찮은 작품은 아니었는데 옷을 보는 즐거움은 컸다. 그 옷을 '속옷'으로 바꾼 게 란제리란 말이지! 진짜 명품 기모노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무척 아름다우리라 여긴다. 요새 내가 맨날 한복 보며 감탄하는 것처럼 흠뻑 빠질 테지.
사족. 미녀와 야수에서 엠마 왓슨이 입은 노란 드레스 참 예쁘더라. 물론 그건 엠마 왓슨이 입어서 더 이쁜 거지만! 그녀가 한 목걸이랑 머리 핀도 아주 탐이 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