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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4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여전히 재밌게 보고 있는 책이다. '와인'이란 소재를 가지고 대결 구도를 끌어낸 것도 흥미롭고, 매 회마다 눈요기가 되는 여러 요리와 명화, 주인공이 떠올리는 와인의 이미지화는 이 작품을 아주 화려한 것으로 만드는 데 톡톡히 일조한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신의 열두 사도에 해당하는 와인을 찾는 데에 드디어 착수했다. 기간은 3주고, 그 안에 토미네 잇세와의 대결을 마무리 해야 한다. 와인은 너무나 방대하고, 주인공은 와인 세계에 입문한 지 한 달 조금 넘었을 뿐이다.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재능 외에는 기댈 것이 없다. 그런데 정말 그것 뿐인가? 그가 주인공이란 사실은 그가 작가로부터 받은 '천운'도 함께 받았음을 의미한다. 마지막 씬에서 신의 사도 첫번째 와인을 마셨을 때 떠올린 그림을 찾아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만, 너무 쉽게 그 행운을 거머쥐면 재미가 없을 터! 그림을 그린 사람은 기억상실증이란다. 8년 전 침상에서 일어났을 때 기억나는 것은 그 와인의 맛뿐이었노라고..ㅡ.ㅡ;;;;
글쎄.. 난 이쯤 되면 좀 시니컬해진다. 왠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귀족놀음 같아서 말이다. 궁금하지 않은 것이 아닌데 너무 부르주아 냄새가 나서 가끔 거부감도 드는 편이다.
그러나 그건 개인차일 뿐이고, 작품에서 지적할 부분은 연출력의 한계다. 재미를 더 끌어들일 수도 있을 텐데, 어쩐지 한발자국 더 나아가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느낌이 난다.
코믹한 부분의 그림이나 대사도 이도 저도 아닌 맹맹한 맛이고, 사이온지 마키의 도발은 솔직히 실망이었다.
그래도 사업 꽤나 하는 사람인데, 구매자의 기본 욕구에 대해서도 간파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유언을 포기하라는 조건이나 걸다니, 그 내용은 절대적으로 제3자 중의 제3자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주제 넘었다는 얘기.
그래서 1편에서의 연출이 아쉽다. 1편에서는 다음 회로 이어지는 고리에서 궁금증과 기대를 엄청 부여했는데, 4권의 반응은 5권을 확 끌어당기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 중간에 그만두고 안 보진 않겠지만, 작가가 좀 더 긴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별 셋 반 정도의 감상이었는데, 없으니까 반올림해서 별 넷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