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3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만화를 볼 때 많이 감탄하는 점은 소재의 다양성이다.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나뉘어진 분업도 그것에 일조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전혀 예기치 못했던 소재에서 뜻밖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와 독자로서 놀라운 비명을 지르게 할 때가 많았다.  이 작품도 전형적인 그런 케이스다.

대장금은 궁중을 배경으로 했지만 권력 암투보다 궁녀들의 전문지식을 이용한 대결에 촛점을 맞추었고, 국민드라마로 남았다.  이런 이야기의 구도가 즐거운 것은, 대결을 통해서 적절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새로운 지식도 알려주고, 더불어 재미도 준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와인이 꼭 그렇다.  주인공은 유명한 와인 평론가 아버지를 두었지만 와인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잠재력은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체계적으로 쌓아준 훈련에 의해서 차곡차곡 그의 안에 남아 있었다.  이를테면 재능이 드러나지 않은 천재라는 것.^^ 이런 설정은 흔하지만, 그 소재가 와인이라는 희소성이 있기에 독자들은 즐겁게 이 작품을 파고들 수가 있다.

그림은 진지한 편인데, 개그체가 워낙 어색한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그렇지만 작품을 보다 보면 해당 음식과 와인의 결합을 나도 맛보고 싶을 만큼의 충동을 주고 있으니, 확실히 독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뭐, 제목부터 남다르니.. ^^

전혀 무지했던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니, 좀 정신이 없긴 한데 책 맨 뒤에 와인에 대한 전문 내용을 부록처럼 싣고 있고, 와인 용어도 같이 표기해 놓았다.(물론, 그래도 어렵다..ㅠ.ㅠ)

1편을 읽고 좀 지난 뒤에 2편을 읽으니 용어들이 다시 낯설어졌는데, 좀 몰아서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연재용으로 실렸을 것 같은데, 그래서 매 챕터마다 적당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내용을 마무리하고 있다.  드라마로 치면 30분 짜리 일일 드라마의 엔딩 같은 기분이다. ^^

그런데 작품 속에는 와인 전문가가 참 많이 나온다.  와인이 그렇게 대중적인 술이었던가...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

주인공에게 거듭되는 기인(?)과의 우연적인 만남은 무협소설에서 잠재력을 지닌 주인공이 무공 고수를 우연히 만나는 설정과 비슷하지만(ㅡㅡ;;;), 그가 어려서부터 받은 훈련들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으니 그의 운명이라고 해야겠다.  다음 편에서는 그 수상한(?) 아줌마의 정체가 기다려진다.  70만엔 짜리 와인을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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