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바람의 나라 뮤지컬을 보면서 '의상'의 역할이 꽤 크다는 것을 알았다.

의상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다 중요한 종합 예술이었다.

음악, 안무, 의상, 배우들의 연기, 조명, 음향, 연출, 연주 기타 등등...

이번에 찬사를 많이 받은 것은 거의 대부분인데, 그 중 참 신선했던 게 안무와 의상이었다.

이미지 뮤지컬이라는 전제 하에 원작의 내용을 이미지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데 노래도 좋지만, 춤이 연기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 춤을, 그 동작의 의미를 또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 의상이었다.

바람의 나라 싸이 홈페이지에서 읽은 것인데, 모두 공개 오디션을 통해서 배우를 뽑았고, 일반적인 오디션과 달리 워크숍 형태로 진행해서 배우들이 편하게 임할 수 있다고 했다.(그런데 워크숍 형태라는 게 어떤 건지 내가 감이 안 온다.ㅡ.ㅡ;;;;)

특히 남자 배우들의 경우 상체라인을 보기 위해 웃옷 벗고 오디션을 진행했단다. 으하하핫. 이부분 읽고 어찌나 므훗하던지..;;;

확실히 이번에 보면서 뮤지컬 배우 하려면 노래만 잘해야 할 게 아니라 몸매도 잘 빠져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배우들 뿐아니라 남자 배우들까지.

이번에 많은 찬사를 받은 부분이 바로 남자 배우들의 실루엣과 의상의 조화였다.


무휼 고영빈
상의는 몸에 밀착하는 망사 형태의 흰 옷으로 가까이서 보니 빈티지 스타일이 났다. 팔에는 역시 타이트한 장갑(?)이 끼워져 있고, 골반에 걸친 랩스커트는 슬릿 형태로 양 옆이 갈라져 있어 움직일 때 주름 선이 아주 예쁘게 잡혀진다. (물론 다리도 보이지..;;;) 맨 처음에 시작할 때 막을 치고 그 뒤에서 혼자 검무를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루엣이 예술이었음! 작품 중간에도 홀로 맨손으로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기묘하고 독특했다.  안무는 안무가의 지도도 있었지만, 배우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도록 요구했단다.

첫공연 땐 몰랐는데, 둘째 날 알았던 것은, 신혼 첫날밤 씬 때에는 의상이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다른데 왜 첫번째 때는 몰랐을까...(얼마나 잿밥에 관심이 많았기에...;;;)


해명, 연, 무휼, 호동
이 중에서 무휼이 입은 옷은 지지대에 비즈가 예쁘게 박혀 있어서 첫날밤의 예복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극 중에서 왕족은 모두 흰옷을 입고 나왔는데, 호동이 옷은 아랍풍으로 아주 귀여웠음^^


도약하는 괴유

괴유 역을 맡은 김영철씨는 아무래도 싸우는 씬이 많아서 점프를 한다던가 쌍검을 휘두르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해명과 검을 겨루는 장면도 연습을 엄청 했을 것 같다. 검을 빼앗는 장면까지 들어갔으니...

의상도 나풀나풀한 것이 천기를 읽고 백호를 신수로 둔 자의 신비로운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괴유

그리고 출연자들 옷 중에서 가장 노출이 많았으므로 팬들은 이를 가리켜 "바람직한 옷"이라고 명명하였다...ㆀ(동의함...;;;)

 

생각해 보니, 예전에 이승환이 공연에서 입고 나온 "이순신 장군" 의상도 이런 분위기였다. 흰색과 은색이 겹쳐진 갑옷 스타일이었는데, 어찌 보면 날개를 단 것 같은 느낌이어서 異세계의 사람을 보는 기분이었다.  경매에 붙여져서 자선행사에 모금을 하게 한 의상도 같은 옷이었던가? 아무튼 그 분위기였음.

만화책을 보면, 이런 종류의 옷이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아르미안의 네 딸들...같은 책.. 그러니까 그리스 풍인가???)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신비롭기는 하지만 서구적이라던가 외국풍이라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오 히려 저게 고구려 의상이야!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이입이 잘 되었음.(최면일지두...;;;)

그런데 어제 사인 받으면서 느낀 건데, 원래 연극이나 뮤지컬 할 때 분장을 아주 진하게 하던 것 아니었나?

공연 끝나고 바로 나와서 싸인회를 가진 거였기 때문에 손 볼 틈이 없었는데, 배우들 분장이 모두 화장한 것 정도로 보일 뿐 오버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모두들 자연스러웠고, 화장도 안 한 것처럼 한 피부들 하셨다.  그리고 실물이 모두 100배 아름다웠다. 남자배우 여자 배우 모두들. 신기했음^^;;;

지금 이 시간엔 막날 낮공연이 진행중이다. 좋겠다. 낮 공연은 김법래 해명에 고영빈 무휼인 것을...어흑.... 부디 앵콜 공연 꼭 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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