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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시즈 7SEEDS 4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 이 시점에서 '쓰나미'란 표현을 쓰긴 상당히 미안하지만, 얼마 전에 아끼는 동생이 표현한 이 말보다 더 적합한 말이 없는 것 같아서 제목으로 써버렸다.
봄팀이 셀터를 찾아내서 한숨 놓았다 싶었는데, 하나에게 있어서 그건 축복이 아니었다. 그들은 생각한다. 우린 신에게 버림 받은 것일까, 선택받은 것일까. 지구 상의 모든 것이 변해 있고, 그들만이 살아있는 몇 무리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때, 그들은 더 깊은 절망에 빠져야 했다. 그러나 연인의 부재를 인정할 수 없어서, 네가 있는 곳이라면 지옥이라도 가겠다며, 네가 없는 곳이라면 천국이라도 거부한다던 하나도, 절벽에서 떨어지려는 순간, 생의 끄트머리를 붙잡으려 애쓴다. 다시 일어서는 길목에서의 깨달음은 살아있어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제 그들은 다시 시작하려고 일어선다.
이제 드디어 겨울 팀도 등장했다. 해동에 실패한 세 사람, 호랑이에게 먹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 그래서 남은 인원은 셋뿐이다. 투수 한명과 타자 한명, 그리고 무용수 한 명. 겨울 팀의 이야기는 제법 빨리 진행된다. 그만큼.. 빨리 죽는다. 간결하고 압축되어 있지만, 오히려 앞서 나온 여름팀이나 봄팀보다 강렬했다. 투수가 마운드에 섰을 때 느끼는 중압감과 고독감을 역설할 때에도, 살기 위해 죽여버린 호랑이도 사실은 새끼를 지키기 위한 어미에 지나지 않았다는 깨달음, 네가 싸우는 장소가 '고시엔'이라고 역설하는 장면도, 모두 찡할 만큼 뜨거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짧게 출연했지만 미츠루가 마지막에 춤을 추고 나서 동사하는 장면도, 그녀가 이해한 마지막 춤사위도 모두 가슴에 오롯이 남는다.
아마 더 지나면 가을 팀 이야기도 나올 테지. 여름 A팀도 나올 수 있고...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많을 때에 더더욱 상상력의 허구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바사라도 그렇지만 타무라 유미는 혹 미래를 예견하는가..;;;;
씨디 한 장이면 모든 정보를 압축할 수 있으면서도, 인류 멸망의 때에 정보를 남길 때에는 결국 책밖에 없었다는 대사도 인상적이었다.(책이여 영원하라~!)
시원시원한 대사와 표정들, 웃음, 그림의 터치가 모두 강렬하다. 멋진 작가를 알고 있어서 새삼 고맙다. 일본에선 라디오 방송으로도 했다는데 어땠을라나...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