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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시즈 7SEEDS 3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갈수록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1권에는 그들에게 닥친 현실이, 2권에는 그 이유가, 3권에는 이제 그들이 인정하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대한 긍정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들이 나온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바사라 때에도 시대적 배경이 지각 변동 이후 300년 뒤의 일본이 배경이었다.
이 작품도 비슷하다. 정확히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문명과 도시, 모든 것은 다 폐허가 되어 있고 심지어 육지가 바다가 되어 있거나, 섬은 갈라져 둘이 되어 있기도 하다.
추억이 묻어있던 장소가 완전히 황폐해져있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심정이란..ㅠ.ㅠ.
계절의 이름을 엮어 ---장... 이런 소제목이 붙는 것도 바사라와 비슷하다. 바사라는 색깔이었지만.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이랄까.
이번 편에서는 지난 편의 악역으로 보였던 야나기씨의 마지막을 보면서 찡했다. 표현하는 방법이 거칠긴 했지만 그도 자신을 희생해서 남을 살리고자 했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뭉클한 감정...
작품 속에서 계속 등장하는 아라시와 하나의 사랑은 꽤 애틋하다.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서로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서로간의 생사도 모른 채 살아있어달라는 희망으로 매일매일을 버틴다. 잠시라도 몸을 가만두지 않을 만큼 지치게 만들어야 할 정도로 그들의 그리움은 깊고 크다.
살아남기 위한 투쟁도 가혹하지만, 이미 살아남긴 했는데, 계속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운명은 오히려 가혹했다. 그들이 이 땅의 전부인 인간들이라면... 아후... 상상만으로도 너무 무섭다ㅠ.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고 꿈을 잃는 것... 모두 가혹한 일이다. 서로를 보듬어가며 위해주고, 그리고 같이 살아남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남은 이야기들도 계속 궁금하다. 그렇지만 천천히 봐야지. 한꺼번에 보면 재미를 너무 금세 소모해 버릴 테니까.
역시 타무라 유미는 근사한 작가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만난 나도 행운을 가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