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64
생 텍쥐페리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음하하핫, 내가 산 소담출판사 책이 가장 많이 팔렸나 보다. 제일 앞에 뜨는 것을 보니... 남들도 나처럼 페이지 짧고 값싼 책으로 고른 것인가^^;;;;

생떽쥐베리는 '어린왕자'가 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그가 전투 비행사였다는 사실이 잘 매치가 안될 때가 있다.

나는 지금도 그가 사막에 불시착한 그 사내로 어린왕자를 추억하는 그 인물일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쓴 책 중에 이토록 현실적인 소재, 그리고 전쟁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 나온다는 게 어쩐지 배신받은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어딘가 무서운 기분도 든다.

오늘 한반도를 보고 왔는데 거기서도 해군 공군 모두 전시 비상체제로 돌입하는 장면이 나왔던 터라, 이 책의 야간비행이 더 긴장감 있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디서나 그런 인물은 있을 것 같지만, 원칙에 파묻혀,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고, 때로 그 원리원칙 때문에 사람의 목숨도 그 뒷전으로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오늘 본 한반도에서 차인표의 대사에도 그런 게 나왔다.  옳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를 제거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했던 거라고...(여기서 그는 '조재현')

원칙과 통제, 규정... 이런 것들은 분명 필요하다. 때로 자유보다 질서가 더 우선될 때도 있음을 안다. 전쟁과 같은 비상사태 말이다.  그런데, 더 많은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는 바로 동의하기가 어렵다.

과연 내가 그럴 수 있을 지 장담하긴 어렵지만, 내가 희생자일 경우에는 소수의 희생에 동의해주어야 하고, 내가 다수일 경우에는 소수의 희생에 동의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물론, 이게 생명의 위험 앞에서는 과연 다짐과 이상이 먹힐 지 정말 의문이지만...)

생떽쥐베리는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그도 원칙이 우선인 사람이었을까?  그랬다면 정찰 나갔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할 때에도 그는 덜 억울했을까.

표지 그림의 깊은 바닷물색과 하늘빛이 우울한 느낌을 준다.  남김없이 삼켜버려 꿀꺽 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에잇, 생떽쥐베리는 못 돌아온 것이 아니라 다시 사막에서 어린왕자를 만나, 이번에는 그의 별로 놀러간 것일지도 모른다.  음... 그 별은 작아서 어린왕자와 같이 아직도 여행중일 지두...(결론이 왜 이모양이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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