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영가 범우 사르비아 총서 607
칼릴 지브란 지음, 유제하 외 옮김 / 범우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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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줄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

지금도 가끔 그런 작업을 하지만, 어릴 때는 다이어리 꾸미는 데에 엄청 공을 들였었다.  그건 아마도 언니들의 영향 같은데, 언니들이 쓰는 다이어리를 보면 예쁜 시들이 정성스레 옮겨져 있었다.  그것이 어린 내눈엔 엄청 근사하고 대단해 보였었던 같다. 그래서 언니가 그 다이어리를 내게 물려주었을 땐 보물단지 보듯 그것을 간직했었다.

아주 어렸을 때라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짚어보니 고등학교 2학년 쯤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언니는 다이어리는 썼지만 더 이상 시를 적어서 갖고 다니지는 않았다...;;;

그때 언니의 꼼꼼한 글씨로 적혀 있던 시가 바로 위에 적은 저 시였다.  그때 칼릴 지브란의 이름을 처음 알았다.  뭐, 메리 해스켈도 같이 적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잊어버렸다ㅡ.ㅡ;;;

칼릴 지브란의 시가 궁금해서 이 시집을 찾아 읽었고, 사람의 아들 예수도 읽었다.  사실, 부러 싼 책을 고르다 보니 너무 촌스런 표지가 도착해서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번역의 차이는 크지 않기를 바라며...(ㅡㅡ;;;)

재능은 있었지만, 환경이 뒤따라 주지 않았고, 어렵고 고되게 인생을 보낸 칼릴 지브란의 시는 그래서인지 뭔가 삶에 대한 처연한 깊이가 느껴졌었다.  (환경을 알고 난 뒤의 나의 선입견일 수는 있다.  두보 시를 읽을 때도 그랬듯이...)  아주아주 수려하다거나 미사여구가 많이 등장하는 그런 시는 아니었는데,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었고 안타까운 느낌도 드는 그런 느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 방면으로 뭔가 다른 재주들을 더 겸비하기도 하는데, 칼릴 지브란의 경우는 그게 미술이었을 것이다.  그의 그림을 보진 못했지만 뭔가 우수에 찬 느낌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첫 만남이 중요해서인지 작품 속 다른 글들은 위에 적어놓은 시만큼 나를 당기지는 못했다.(내가 사랑하는 '대구'가 등장했음^0^)  그래도 수작임은 부인할 수 없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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